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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방송 비하인드] ‘이웃집 찰스’가 우리에게 건네는 메시지
입력 2015-02-12 13:58 
하나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까지 이를 만들기 위한 이들의 땀과 수고 노력들이 들어갑니다. 완성된 작품에서는 미처 볼 수 없었던 이들의 노력과 고충, 혹은 촬영장에 있었던 다양한 에피소드 등 TV를 통해 들려주지 못했던 TV 속 다양한 뒷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손진아 기자] 이제 TV를 켜면 외국인이 방송에 출연해 일상을 공개하거나 한국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는 모습은 자연스러워졌다. ‘외국인 예능이 예능 소재 중 하나의 트렌드로 꼽히면서 각각의 방송사들은 외국인 출연자를 기준으로 다양한 콘셉트를 설정한 예능 프로를 줄줄이 내놓았다.

KBS1 ‘이웃집 찰스도 단면적으로 봤을 땐 여타 외국인 예능 프로와 다를 바 없게 느껴진다. 외국인이 주인공이고, 외국인의 일상을 공개하기 때문.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확실히 ‘이웃집 찰스만의 색깔이 존재하고 있다. 외국인의 일상에서 드러나는 우리나라 사회의 단면들을 가식 없이 공개하는 포맷은 마치 ‘사회 고발 프로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이웃집 찰스는 단순 여행이나 일시적으로 머물다 떠나는 것이 아니라 취업, 학업, 결혼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 사회에서 정착해서 살아가려고 하는 사람들의 생생한 리얼 적응 스토리를 그린 신개념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국적, 성별, 직업, 나이 등 각기 다른 사연과 고민을 가진 3명의 이방인들이 출연해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고독과 갈등, 고민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색다른 재미를 이끌어내고 있다. 확실한 색깔을 갖고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있는 ‘이웃집 찰스는 우리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자 하는 걸까?

◇ 단순히 일상만 공개?…그 안에 ‘깊은 뜻 있다

‘이웃집 찰스는 이방인 각자가 바라본 한국의 모습과 그 속에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 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그들과의 진정한 교감을 시도하고자 안방극장을 찾았다.

약 170만 명의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정착해서 살아가면서 그들이 겪는 문화의 충돌과 고민, 갈등에 포커스를 맞춰 보여주고 있는 것. 진지한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이웃집 찰스는 희노애락(喜怒哀樂)을 모두 담아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무겁지 않게 다루고 있다.


‘이웃집 찰스의 연출을 맡은 안성진 PD는 ‘이웃집 찰스는 외국인들의 인간극장 같은 스타일은 아니다. 하나의 주제가 집약돼 있는 게 ‘인간극장은 온갖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만 우리 프로그램은 여행을 온다하면 갈등이 생길 게 적지만 한국에 정착을 하려면 이방인으로서 문화 충돌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을 담아보려고 기획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들이 실제 생활에서 부딪힐 때 우리나라의 문화라던지 장점, 단점이 드러나게 된다. 줄리아의 고부갈등의 경우 연출은 전혀 없었고 그게 우리나라의 하나의 단면이기 때문에 가감 없이 보여주려고 했다. 그게 잘못됐는지 잘됐는지를 정답을 주려고 한 건 아니다. 외국인 눈에 비치는 문화의 충돌을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화두를 던지게 하는 바로 ‘이웃집 찰스다”고 덧붙였다.

◇ 개성만점 캐릭터에 ‘이웃집 찰스만의 마스코트까지!

‘이웃집 찰스에는 로버트랜디 시몬 아티, 샤넌, 마흐무드, 다비드, 아디, 로미나 등 다양한 외국인들이 출연해 자신의 일상을 공개했다. 개성만점 출연자들로 인해 프로그램의 재미는 더욱 풍부해졌고, 그들의 다사다난한 이야기 역시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됐다.

그렇다면 수많은 외국인들 중 ‘이웃집 찰스에 적합한 외국인은 어떤 외국인일까. 안 PD는 제작진이 생각하는 건 두 가지다. 우선, 캐릭터가 좋아야 한다. 그게 외모가 될 수도 있고 성격이나 호감이 있다 던지 자기 의사를 자유분방하게 표현한다던지 방송에 적합한 캐릭터여야 한다. 하나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한국에 애정을 가지고 살아가려는 상황에서 좌충우돌이 많은 스토리”라며 출연자 선정 기준을 공개했다.

‘이웃집 찰스에는 출연자 외에도 시선을 강탈하는 게 있다. 바로 거대한 캐리어 모양의 건물이다. 서울시 한 가운데 자리한 해당 캐리어는 실제 캐리어와 똑같은 모습을 한 채 우뚝 서 있어 보는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게 만든다.

제작진에 따르면 외국인을 만나서 주인공을 뽑는데 어디서 뽑아야 하냐에서부터 캐리어모양의 건물 제작이 시작됐다. 꿈, 이주 등 이방인과 적합한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는 캐리어를 디자인으로 꼽아 출발했고, 한 건물을 캐리어 모양으로 리모델링해 ‘이웃집 찰스만의 마스코트를 만들어냈다.

현재 캐리어는 ‘이방인 학교로 사용되고 있으며, MC 알렉스와 다양한 출연진들은 이방인 학교에 모여 고충을 토로하거나 고민을 나누며 생활 노하우 등을 공유하고 있다.

◇ 자극적이라고?…‘다함께 생각해보자는 것

‘이웃집 찰스에는 이방인들의 일상도 담겼지만 그 안에는 우리들의 익숙한 모습도 낱낱이 공개된다. 그 모습은 훈훈함을 자아내는 ‘장점도 있고, 보는 이들 마저 민망하게 만드는 ‘단점도 존재한다.

한 예로 ‘이웃집 찰스에 출연했던 이탈리아 며느리 줄리아는 타국에서 겪는 시집살이를 가감 없이 보여주었다. 남편과 달달한 분위기도 자아냈지만 고부 갈등으로 생기는 답답함과 눈물, 서운함을 느끼는 모습까지 드러내며 한국의 가부장적 문화를 온몸으로 느꼈다.

줄리아의 이야기가 나간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반반이었다. 암 걸릴 것 같은 시집살이는 고쳐야 할 한국 문화 중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가 있는 반면, 무작정 줄리아의 시어머니를 욕하고 인신공격까지 하는 반응도 있었다.

안 PD는 ‘이웃집 찰스는 익숙한 모습을 다시 한 번 도색해보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한국의 치부라 할 수 있는 부분을 은연 중에 방송에 나오기도 하고, 한국의 정이 느껴지는 장점이 담긴 면도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장단점을 다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제작진의 의도를 알지 못하고 방송 이후 무작정 악성댓글을 다는 시청자들도 다반사였다. 그는 악성댓글이 너무 많다. 안 좋은 모습 나오면 그거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시청자들이 많다. 공격적인 댓글을 많이 달아서 출연자들이 상처를 많이 받기도 했다. 그런 걸 이해를 잘 못해주더라. 우리가 한국 문화가 안좋다가 아니라 단면을 보고 같이 고민해보자는 건데 그걸 안좋게만 보는 사람들이 있다. 출연자 가족들이 상처를 많이 받아서 제작진도 미안해 하고 있다. 그저 문화충돌을 보여주고 싶었고, 가부장적인 모습이 담겨 있는 한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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