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가 국가 연구개발(R&D) 과제를 수행하면서 참여 연구원을 허위 등록해 3억1100만원을 타낸 사실이 감사원 감사결과 밝혀졌다. 해당 교수는 이 가운데 2억2100원을 착복한 것으로 확인돼 국가 R&D예산 관리에도 헛점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대학 측에 해당 교수를 파면할 것을 요구하고 검찰 수사를 요청했다.
11일 감사원에 따르면 해당 교수는 서울대가 미래창조과학부·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 5개 기관과 체결한 16개 연구과제 협약의 책임자로 일했다. 그는 2008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민간기업.연구기관에 취업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없는 인원 6명을 연구진 명단에 올려 연구비를 받아 상당액을 유용했다. 해당 교수는 연구시작 전후로 타 기업·기관에 취업해 프로젝트에서 빠진 연구진들이 계속 참여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고 이들로부터 통장, 도장, 비밀번호를 넘겨받아 인건비를 인출하는 방식으로 연구비를 빼돌렸다.
그는 감사원 조사과정에서 인출한 현금을 석.박사과정 학생들에게 등록금, 주말수당 명목으로 지원하고, 연구실 물품 구입, 연구실 공사비 등으로도 사용했다고 주장했지만 증빙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기간 중 (해당 교수가) 돈이 담긴 쇼핑백을 (실무자에) 건네주면서 연구실에 보관하도록 지시한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해명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감사원은 서울대에 관련 연구를 의뢰한 5개 기관장에게 부당하게 집행된 연구개발비 가운데 정부출연금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회수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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