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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서부지구 격전 막 오른다
입력 2015-02-10 17:25  | 수정 2015-02-10 17:28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미국 프로스포츠 역사서 전통적으로 서쪽은 그리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동부지역의 뉴욕, 보스턴, 애틀랜타, 필라델피아, 워싱턴, 마이애미 등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역사를 갖춘 팀들이 저력을 발휘했다.
서쪽이 격전지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2000년대 초의 미국 프로농구(NBA)에서였다. 1998년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은퇴 이후 서부지구에 속했던 샤킬 오닐, 코비 브라이언트, 팀 던컨 등이 전성기를 보내면서 NBA의 서고동저 현상은 극심해졌다. 이후에도 NBA의 서부지구(Western Conference) 강세 현상은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이후 험난한 우승경쟁에 놓인 NBA 서부지구 팀들의 경쟁은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라는 하나의 표현이자 현상으로 굳어졌다.
1999년 개봉한 영화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의 동명 제목에서 따온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를 올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 같다. 바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이야기다. LA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양강체제에 더해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까지 합류하면서 서부지구 우승경쟁은 완벽한 미궁이 됐다.
다소 김이 빠졌던 내셔널리그의 지구 우승 경쟁과 와일드카드 경쟁도 다시 탄력을 받게 될 공산이 커졌다.
21세기 들어서는 ‘동고서저의 양상이 강했다. ‘지옥의 AL 동부로 불리는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가 주도한 흐름. 전통의 명문이자 라이벌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매년 엄청난 경쟁을 벌였고, 거기에 템파베이 레이스도 200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강팀으로 거듭나면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싸움을 동부지구 팀들이 주도하는 흐름이 벌어졌다. 거기에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지난해 우승을 거두고 토론토 블루제이스도 최근 깜짝 전력 보강에 나서는 등,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는 좀처럼 만만히 볼 수 없는 팀들이 도사린 곳으로 명성을 쌓아갔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역시 마찬가지. 2005년까지 14년 연속 지구우승을 한 전통의 강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이어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이후 바톤을 이어받았다. 이어 최근에는 워싱턴 내셔널스까지 우승경쟁에 합류하면서 꾸준히 탄탄한 전력을 유지했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텍사스, 시애틀 등이 강했던 짧은 시기를 지난 2000년대 이후는 사실상 동쪽의 시대였다고 봐도 무방했다. 실제로 2000년 이후 월드시리즈 우승은 동부 7회, 서부 5회, 중부 3회 순으로 나눠가졌다. 최근 5년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3번의 우승을 차지하는 등 서부지구의 명문팀들의 비상이 돋보였고, 최근 몇 년간 각 리그 중부지구도 약진을 했지만 동부지구의 강세가 두드러졌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확실히 다르다. 오프시즌서 서부지구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포스트시즌에서 엄청난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와 매년 자금을 퍼부어 전력을 유지하고 있는 LA다저스는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다. 거기에 ‘FA 빅3 중 1명이었던 선발투수 제임스 쉴즈와 맷 켐프, 윌 마이어스, 저스틴 업튼을 영입해 타선을 보강한 샌디에이고도 당장 우승을 노릴만한 전력으로 꼽히고 있다.
류현진이 소속된 LA다저스와 다시 한 번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릴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샌디에이고까지, 한층 더 치열해진 서부지구의 경쟁.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의 격전이 막이 오른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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