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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이미테이션 게임’, 천재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무죄
입력 2015-02-10 16:49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은 제2차 세계 대전을 종결시킨 이들 가운데 한 명인 한 영웅,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의 이야기다. 비록 총칼을 들고 싸우진 않았지만, 그는 나치군을 무력화시키고 종전을 2년 정도 앞당기는 데 공을 세웠다.
앨런 튜링은 해독 불가능한 암호로 여겨진 독일군 기계 에니그마(그리스어로 수수께끼를 뜻함)를 해독하는 게 임무였다. 튜링은 각 분야 천재들과 팀을 이뤄 ‘튜링 머신을 개발하는 데 성공, 히틀러 나치의 암호화된 무전을 해독하는 데 성공한다.
인류 최초 컴퓨터로도 알려진 튜링 머신을 개발해 전쟁을 끝내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그와 기계의 존재는 비밀이었다. 앨런이 죽고 난 뒤 30년이 지나서야 알려진 실화가 바탕이다.
‘이미테이션 게임은 암호를 해독하는 기계를 만드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며 조롱과 비난받았던 앨런 튜링의 일대기를 적당히 담담하게, 흥미롭게 그려냈다. 사교성 없는 그는 동료들과의 생활이 그리 순탄하지 않았고, 이중첩자라는 의심까지 받는다. 그럼에도 자신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영화는 괴팍한 천재이자 외로운 영웅인 앨런 튜링의 모습 이외에도, 학창시절 고통받았던 천재의 모습도 담담하게 담았다. 왕따를 당하고 괴롭힘 받았던 어린 천재는 자신을 인정해준 동성 친구와 사랑의 감정도 공유한다. 하지만 천재의 친구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만다. 영화는 앨런이 과거에는 범죄자로 처벌을 받았던 동성애자임도 언급하며, 천재의 고통과 결국 자살에 이르렀던 그의 삶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일련의 아픔을 겪은 천재 앨런 튜링을 연기, 또 한 번 관객을 그의 완벽한 연기에 반하게 만든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앨런을 암호 해독 팀에 동화될 수 있게 도움을 준 조안 클라크를 맡아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한다.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홍일점의 역할로, 앨런과 그의 팀이 기계를 발명하게 한다. 음악영화 ‘비긴 어게인과는 다른 천재성과 매력이 남자 관객들에게 호감을 산다.
영화의 제목인 ‘이미테이션 게임은 1950년 앨런이 발표한 논문 ‘기계도 생각할 수 있을까(Can Machines Think)?에서 고안한 일련의 질문들이다. 컴퓨터의 사고력을 증명하는 실험으로, 그의 이름을 따 흔히 ‘튜링 테스트라고도 한다. 문답으로 대화를 나누는데 그 상대가 컴퓨터인지 사람인지를 구분할 수 없다면 컴퓨터에 생각하는 능력(인공지능)이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개념이다. 114분. 15세 이상 관람가. 17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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