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영권 분쟁` 일동제약·녹십자, 주총 전부터 갈등 고조
입력 2015-02-10 13:59 

일동제약과 녹십자가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에 돌입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녹십자 측의 주주제안서에 일동제약이 공식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이 벌써부터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운 상태다.
10일 녹십자 측은 전날 일동제약의 입장 발표에 대해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 뿐인데 자꾸 이슈화되는 게 부담스럽다”면서도 "회사에서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주주제안서가 반드시 적대적 인수합병(M&A)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신중한 입장도 덧붙였다.
전날 일동제약은 녹십자가 주주제안서를 발송해 자사 추천 인사를 감사와 선임할 것으로 요구하는 데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일동제약은 "녹십자가 지난해 실적을 호도하고 있다”며 "예고 없는 주주제안권 행사는 적대적 M&A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표현했다.

녹십자는 일동제약의 주식 29.3%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최대주주인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 측(32.5%)과 지분율 차이가 3%포인트도 되지 않는다. 녹십자는 지난해 1월 일동제약의 지분 14%를 추가로 인수해 2대주주로 등극한 뒤 줄곧 적대적 M&A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었다.
그러나 지난 주말 녹십자가 일동제약에 자사 추천 인사를 이사로 선임하겠다는 제안서를 발송했다. 이 제안서에는 다음 달 임기가 만료되는 이정치 대표이사 회장, 이종식 감사, 최영길 사외이사 3명 중 이 회장을 제외한 감사 1명과 사외이사 1명의 선임을 요구한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제안서는 별다른 내용 상의 문제가 없다면 주총 안건에 반영되야 한다. 일동제약이 전날 저녁 공식입장을 발표한 것도 주총에 앞서 녹십자의 의중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의도라고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오는 26일 이사회를 열어 주총 안건을 결정한다.
일동제약은 "녹십자의 주주권리 행사는 그간 내세운 상호 협력 취지에도 위반된다”고 지적하며 "녹십자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주주제안을 진지하게 협의하겠다”고 역제안했다. 일동제약이 녹십자에 요청한 답변 시한은 오는 16일까지다.
한편 양측의 경영권 분쟁 논란이 일동제약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달 15일 녹십자가 M&A 회사를 물색하고 있다는 소식이 4.56% 급등한 데 이어 전날에는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이날도 4% 이상 오르며 경영권 분쟁에 따른 지분 경쟁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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