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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히어로’ 흥행으로 본 ‘마블 코믹스’ 성공 공식
입력 2015-02-10 11:23 
사진=빅히어로 포스터
[MBN스타 정예인 기자]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와 월트 디즈니가 합작한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가 흥행 중이다. 마블과 손을 잡으면 성공한다는 흥행공식이라도 있는 걸까.

마블 코믹스는 미국 만화책 출판사로 DC 코믹스와 함께 북미에서 가장 큰 규모로 성장했으며, 2009년 월트 디즈니 컴퍼니에 인수되면서 더욱 커졌다. 마블 코믹스는 ‘캡틴 아메리카, ‘스파이더맨, ‘엑스맨, ‘아이언 맨, ‘헐크, ‘토르 등 다양한 영웅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전 세계적으로 두터운 팬층을 형성했다.

마블 코믹스는 장르를 불문하고 히어로물(영웅이 주인공이 되는 작품)을 만드는 데 능하다. 만화를 영화화하는 것뿐 아니라 TV시리즈를 영화화 하거나 만화 원작인 애니메이션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같은 경우는 동명의 TV시리즈 파일럿 에피소드를 영화로 제작한 것이며, ‘아이언맨, ‘토르는 애니메이션 영화로 먼저 선보인 작품이다.



지난달 21일 개봉한 ‘빅 히어로 역시 마블 코믹스의 새로운 시도가 담긴 작품으로, 관객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흥행중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하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빅히어로는 지난 8일 누적관객수 225만0703명을 기록, 자극적인 내용을 담은 ‘강남1970, 워쇼스키 감독의 신작 ‘주피터 어센딩을 제쳤다.

‘빅 히어로가 애니메이션 영화임에도 성인 관객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마블 코믹스의 거듭된 노력 덕분이다. ‘빅 히어로 속에는 마블 코믹스의 주특기인 독특한 영웅 캐릭터가 들어있다. 근육질 남성대신 마시멜로가 연상되는 외모의 베이맥스가 영웅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베이맥스는 치료용 로봇이기에 사람을 죽일 수 없게 설계됐다. 이에 자신이 믿고 따르는 주인을 해친 악당이라 하더라도 생명에 해를 입히지 않는다. 기존의 영웅과 달리 따뜻한 면모를 지닌 베이맥스는 관객의 마음에 편안함을 선사한다.

또한 ‘빅 히어로에는 안정적인 서사 방식과 기존 히어로물의 공식을 타파하는 획기적인 설정이 공존한다. 보잘 것 없는 인물들이 훈련을 거듭한 끝에 영웅으로 태어나고 악을 무찌른다는 기본적인 히어로물의 공식을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몇 가지 장치를 통해 지루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신선하게 이끌어 간다.

‘빅 히어로 속 악당은 처음부터 악하게 태어난 인물이 아니다. 악당은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고서 복수심에 불탔고, 이에 모든 것을 부수려하는 성격으로 변했다. 베이맥스는 악당의 잘못을 바로잡고, 그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끌어안으면서 위로한다.


주인공 히어로(라이언 포터 분) 역시 기존의 영웅들처럼 선천적으로 초능력을 타고난 인물이 아니다. 그러나 비범한 머리로 혁신적인 공학 기계를 만들어 악당을 무찌른다. 이는 영화 ‘아이언맨과 비슷한 인물 설정으로, 히어로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처럼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기계를 만들고 그것으로 승리를 거둔다.

이처럼 마블 코믹스는 히어로물이 주는 진부함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마블 코믹스의 영화에서는 ‘선과 악의 공식이 타파되기도 하고, 초능력 없는 인물이 영웅으로 거듭나기도 하며, 돌연변이가 영웅으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2013년 개봉한 ‘아이언맨 3에서는 악당인 줄 알았던 인물이 미국 정치 세력의 꼭두각시에 불과했으며,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에서는 주인공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 분)의 적으로 나온 버키 반즈(세바스찬 스탠 분)가 오랜 친구여서 눈길을 끌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에서는 슈퍼 히어로가 아니라 감옥에 갇힌 악동들이 우주를 지켜냈다.

당대에 인기를 끈 히어로물의 주인공은 매 시기마다 대중이 필요로 하는 영웅을 대변한다. 이에 마블 코믹스는 대중이 요구하는 캐릭터를 정확히 설정하고, 그에 맞춘 작품을 제작한다. 2015년에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4월 개봉), ‘앤트맨(7월 개봉), ‘판타스틱 포(8월 개봉) 등을 통해 다양한 영웅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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