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투입대비 성과작은 日 제조업 반면교사 삼아야”
입력 2015-02-10 11:17 

앞으로 제조업 분야에서 기술 중심의 혁신은 필요조건에 불과하며, 시장개발 중심의 혁신이 병행되어야만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장균 수석연구위원은 10일 '일본 제조업 혁신 부진의 교훈: 고투입-저성장의 원인' 보고서에서 "기술개발 투입에 비해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일본 제조업의 혁신활동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본 제조업체들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을 2000년 3.7%에서 2012년 4.1%로 꾸준히 늘려오고 있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R&D 비중도 2011년 기준 2.6%로 미국(1.9%)이나 독일(2.0%) 등 경쟁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일본 제조업은 기술개발 측면의 투입량과 비교했을 때 충분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는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출액 대비 부가가치율은 2000년 21.9%에서 2012년 18.5%로, 국가 GDP 대비 제조업 GDP 비중은 21.1%에서 18.1%로 하락했다. 특히 세계 시장에서 일본의 가전제품 점유율은 2008년 43.4%에서 2012년 31.6%로 11.8%포인트 급락했다. 첨단기술산업에서도 수출점유율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2012년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됐다.
일본 제조업이 보유한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시장 경쟁력으로 직결되지 않는 첫번째 원인으로 기술과 글로벌시장 수요 간 괴리가 꼽혔다.
이 위원은 "국내 소비자의 고품질·고기능 니즈에 대응한 제품을 개발하면서 해외시장의 가격 니즈와는 부합되지 않게 되는, 제품의 '갈라파고스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 제조업은 기존 기술을 개량하는 데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시장을 선도할수 있는 혁신적인 신제품 개발에 소홀히 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경쟁국에 비해 까다로운 시장 규제, 판매처 확보의 어려움 때문에 신규 제조업 기업들이 진입하지 못하는 점 등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위원은 "일본의 사례는 제조업에서 시장개발 중심의 혁신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며 "공급자가 주도하는 '푸시(push)형 혁신'뿐만 아니라 수요 유발을 강조한 '풀(pull)형 혁신'을 목표로 제조혁신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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