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풀어쓴 ‘갑질 논란’…웃픈 자화상

[MBN스타 정예인 기자]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사회적인 이슈를 다시 한 번 ‘무도 식으로 꼬집었다.

‘무한도전은 지난 7일 방송분에서 소위 ‘갑질논란이라 불리는 사회적 문제를 추격전의 형식으로 풀었다. 이는 ‘무한도전이 과거 광우병 파동이나 독도 관련 이슈, 아파트 재개발에 관한 문제 등 사회적인 논란을 추격전이나 퀴즈쇼의 형식을 빌려 담아낸 것과 같아 누리꾼 사이에서 높은 호응을 이끌었다.

‘무한도전에서 다룬 갑질논란은 대한한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을 기점으로 사회적인 이슈로 급부상한 문제다. 조 전 부사장은 승무원이 땅콩을 봉지째 서비스 했다는 점을 트집 잡아 비행기를 회항시켰다. 이 사건이 더욱 문제된 점은 대한민국 사회 속에 존재하는 갑을 관계의 현실을 단면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오너 일가라는 이유로 조 전 부사장 집안은 대한항공 승무원 및 기장에게 ‘갑질한 사실이 드러났다.



땅콩 회항 사건 뿐 아니다. 한 백화점에서는 ‘갑질 모녀 사건이 발생했다. 백화점의 VIP인 모녀는 나에게 위협을 가했다”는 주장을 하며 백화점 주차 요원을 공공장소에서 무릎 꿇게 했다. 연이은 ‘갑질 논란에 누리꾼들은 분노했고, 논란은 가중됐다. ‘무한도전은 이를 풍자하며 씁쓸한 웃음을 선사했다.

‘무한도전이 기획한 ‘끝까지 간다 특집에서는 갑질논란과 함께 연말정산 문제도 꼬집었다. 최근 연말정산이 수많은 직장인들의 분통을 터뜨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소득의 일부를 세금으로 꼬박꼬박 납부한 직장인들이 연말정산에서 혜택은커녕 세금 폭탄을 맞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달라진 연말정산 정책 때문에 연봉 7000만 원인 직장인인 경우에는 두 달 봉급에 해당하는 500만 원 가량이 세금으로 빠져나가기도 했다.

김태호 PD는 멤버들에게 10주년 기념 상여금을 주겠다”며 사회 풍자를 내포한 추격전을 시작했다. 룰은 간단하다. 멤버들 앞에는 여러 겹의 상자가 든 하나의 상자가 주어지며, 그 상자의 뚜껑을 열 때마다 상여금이 주어진다. 단, 이 상여금에는 조건이 있다.

‘무한도전의 기막힌 풍자는 이 조건에서부터 출발한다. 김태호 PD는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며 계약서에 사인하기를 요구했고, 멤버들은 그에 순순히 응했다. 그러나 멤버들은 상자가 열리자마자 자신들의 통장에서 출연료가 차감된 사실을 발견하고, 계약서를 다시 확인했다. 알고 보니 계약서의 뒷면에는 갑은 을 중인 1인이 상금을 획득할 시 나머지 을의 4인 계좌에서 분담금(상금의 25%)를 인출한다” 을이 새 상자를 열 때마다 이전의 상금은 무효화 되지만, 을의 분담금은 매회 누적된다”는 조항이 숨어 있었다.

멤버들은 이게 뭐야”라 소리치며 부정했지만, 이미 계약서에 서명한 뒤라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 자신이 출연료를 차감당하지 않을 방법은 단 하나. 상자의 뚜껑을 열어 상여금을 획득하는 것 밖에 없다. 이후 멤버들은 상자 뚜껑을 열기 위해 필사적으로 변했다.

이 계약서 속에는 한 사람의 이익은 나머지 사람들의 희생으로 이루어진다는 연말 정산의 빈틈이 반영됐다. 또한 을은 갑이 제시한 규칙에 따라 게임에 충실히 임한다” 을은 향후 게임의 결과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갑에게 묻지 않는다”는 계약서 조항에서는 갑에게 아무런 대항도 할 수 없는 을의 현실이 담겨있다.

김태호 PD는 ‘무한도전 속에 내포된 정치적 내용에 대해 일부러 담은 것은 아니다. 어떤 때는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것에서 오버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겸손한 태도를 취했지만, ‘무도빠(‘무한도전 골수팬)들은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무한도전을 챙겨본다. 그런 점은 ‘무한도전-끝까지 간다 편의 시청률에서도 드러난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무한도전은 전국 기준 12.7% 시청률을 기록,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사회정치 풍자를 ‘무도식으로 풀어내는 것이야 말로 ‘무한도전 만의 차별점인 셈이다.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