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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웰컴, 삼바’ 누구에게나 행복할 권리는 있다
입력 2015-02-10 10:51 
사진=웰컴삼바 포스터
나이, 인종, 성별을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행복할 권리는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불법 노동자 신분인 남자와 정신에 문제가 있는 여자가 만나 우정을 넘어 사랑을 싹틔우는 모습이 현실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MBN스타 정예인 기자] 영화 ‘웰컴, 삼바가 평범하지 않은 두 사람의 만남으로 보편적인 행복 추구권에 대해 생각게 한다.

‘웰컴, 삼바는 편견 없이 바라봐줄 친구가 필요했던 남자 삼바(오마 사이 분)와 마음을 털어놓을 친구가 필요했던 여자 앨리스(샤를로뜨 갱스부르 분)의 만남에 대해 그렸다. 삼바는 불법 거주자 신분으로 10년이 넘게 프랑스에 체류했다. 그러던 어느 날 삼바는 시민권을 얻지 못해 프랑스에서 추방당할 위기에 처하고, 급하게 찾아간 이민자 지원센터에서 앨리스를 만난다.

앨리스는 겉으로 보기엔 멀쩡하다. 그러나 그는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하는 사람이 신체적·정신적인 극도의 피로감으로 인해 무기력증, 자기혐오, 직무 거부 등에 빠지는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려 회사에 병가를 제출했다. 앨리스와 삼바는 전혀 다른 상대방의 모습에 누구랄 것 없이 이끌렸다. 두 사람은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삼바는 우리 사회 속에서 죽은 듯 살아가는 불법 체류자의 삶을 대변하고, 앨리스는 과도한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가 극한에 달한 직장인의 삶을 대변한다. 아프리카 세네갈 출신인 삼바는 하루살이 인생처럼 매일 다른 직업을 전전하고, 앨리스는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 수면제를 종류별로 털어 넣는다. 두 사람은 온몸으로 사회 병리 현상을 표현한다.

삼바는 경찰에게 붙잡혀 아프리카로 추방당할까 맨발로 거리를 달리고, 강을 끼고 있는 다리의 건너편을 향해 몸을 던지며 도망친다. 또한 일하기 위해 거짓 신분증을 만들고, 콧수염을 기르거나 모자를 쓰는 등 변장도 서슴지 않는다. 이젠 내가 누군지 모르겠다. 이러다 내가 나를 잊으면 어떻게 하지”라고 묻는 삼바의 질문은 결코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언제나 급박하고 초조한 삼바의 삶에도 행복은 있다. 친구 윌슨(타하르 라힘 분)과 농담 따먹기, 접시 닦기에서 요리사로 승진과 같은 소소한 행복에서부터 앨리스를 만난 순간의 편안한 행복까지 누구나 느낄 법한 감정적 충만함을 느낀다. 앨리스 역시 마찬가지다. 앨리스는 삼바를 본 순간부터 편안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고, 번아웃 증후군의 증상이 시작되면 삼바를 찾아 안정을 찾는다.

‘평범과는 거리가 먼 두 사람의 만남은 관객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우리는 모두 병리적인 모습을 갖고 있고, 그런 모습마저 털어놓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가치 있는 삶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그리고 상황이 어떠하든, 인종, 성별, 나이, 계층이 어떠하든 누구에게나 행복할 권리는 있으며 사랑할 권리 또한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삼바가 시민권을 얻게 되는 과정이 다소 허술하고 터무니없지만, 삼바가 앨리스와 헤어지라는 삼촌에게 외치는 말은 관객의 마음에 오랫동안 남는다. 나도 가끔은 행복하면 안돼요? 늘 여기서 숨어살다가 그 여자를 만나면 행복해요.” 오는 18일 개봉.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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