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리뷰] ‘백설공주 살인사건’, 시작은 부드럽게 끝은 강렬하게
입력 2015-02-10 10:50 
분명 시작은 살해를 당한 한 여직원에 대한 이야기.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온라인상에 빠르게 퍼지는 무차별적인 정보의 문제성과 무심코 쓴 댓글로 엄청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묵직한 메시지까지 전한다.


[MBN스타 여수정 기자]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백설공주라는 단어와 소름이 돋고 괜히 찜찜해지는 ‘살인사건이라는 극과 극 이미지를 지닌 두 단어가 만났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법한 두 단어의 만남은 생각보다 엄청난 힘을 발휘하며 빠른 정보화시대에 대한 경고까지 알린다.

영화 ‘백설공주 살인사건은 일본의 추리소설가 미나토 가나에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백설공주 비누 회사에 근무하는 미모의 여직원이 잔인하게 살해당한 뒤 범인을 추측하는 증언들이 온라인상에 화제로 떠오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진실을 감춘 채 저마다의 사연을 소개하는 등장인물이 관객들을 더욱 미궁 속으로 빠뜨린다.

당장이라도 사실을 말해 달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일촉즉발, 긴장감 넘치는 사건의 연속은 묘하게 오싹하게 점점 몰입하게 만든다. 살해당한 미모의 여직원과 범인으로 몰린 사람들 중 누구를 백설공주로 지정하느냐에 따라, 이야기는 180도 달라진다. 잡힐 듯 말 듯 안 잡히는 범인의 정체는 궁금증을 배가 시키고 마지막 비로소 공개되는 범인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라 입이 떡 벌어진다. 어쩌면 너무 황당해 헛웃음이 나올지도 모른다.

누가 미모의 여직원은 살해했는가에 대한 범인을 찾는 추리 극이기에, 모든 증언과 증거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다. 그러나 이를 100% 믿는다면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힐 수도 있다. 때문에 집중 또 집중이 필요한 영화다.

긴장의 연속과 범인을 찾기 위한 수수께끼 등이 작품의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지만, 방심한 사이 배꼽을 노리는 깨알 웃음 포인트 덕분에 놀라고 섬뜩하고 집중하고 웃게 된다.

게다가 확인되지 않은 정보의 제공에 대해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는 게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낳는지도 새삼 느끼게 만든다. 여직원 살해 사건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결국, SNS를 통한 무차별적인 정보 전달의 문제성과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무조건 신뢰할 때 오는 부작용, 아무 생각 없이 쓴 댓글의 파급효과 등 정보화 시대에 야기되고 있는 문제점을 비유적으로 꼬집어 사회성 짙은 메시지까지 전달하고 있다.

대놓고 문제점을 끄집어내기보다는 흥미를 자극할 만한 사건을 예로 삼아 한번 꼬아 비판하기에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오는 12일 개봉.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 사진=포스터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