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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즈-곰 세 마리’, 부득이한 조기종영…약 될까, 독 될까
입력 2015-02-10 10:06 
[MBN스타 금빛나 기자]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애니멀즈(이하 ‘애니멀즈)의 코너 ‘곰 세 마리가 중국 당국의 전염병으로 촬영이 불가능하게 되면서 종영을 맞이했다.

‘곰 세 마리가 방송된 지 이제 겨우 3주차. 무엇인가를 시도해 보기도 전에 시청자들과 이별을 하게 됐다. ‘곰 세 마리의 이른 종영은 독으로 작용할까 아니면 약으로 작용할까.

‘애니멀즈의 가장 큰 특징은 예능프로그램의 성공법칙으로 불리는 ‘동물과 ‘아이 모두를 다루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애니멀즈의 매력을 증명하듯 방송직후 ‘애니멀즈 게시판은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호평과는 달리 정작 시청률을 살펴보면 처참하다. 1월25일 첫 방송 당시 4.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한 ‘애니멀즈는 그 다음 주 방송에서 4.3%로 떨어지더니, 급기야 지난 8일 방송에서는 3.6%까지 하락하게 됐다. 방송 3회 만에 3%대의 굴욕까지 경험했고, 이는 시청률 하락으로 허덕였던 전작 ‘아빠 어디가보다 더 저조한 성적이다.

물론 동시간대 배우 송일국의 세쌍둥이 대한, 민국, 만세의 귀여움을 앞세운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라는 거대한 장애물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3%대의 시청률로 고전한다는 것은 분명 ‘애니멀즈 자체적으로도 어딘가 정체 요소가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애니멀즈는 귀엽다. 그냥 귀여운 것도 아니고 보는 순간 ‘귀엽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사랑스럽다. 문제는 그뿐이라는 것이다. 동물예능임에도 초반 인기를 이끌어 나갈만한 마스코트가 부제하며, 두드러진 활약이 없다 보니 tvN ‘삼시세끼 속 밍키와 산체를 넘어서는 동물스타 탄생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중에서도 ‘곰 세 마리는 문제작에 가까웠다. 중국 창룽 동물원에서 중국의 국보 세 쌍둥이 판다의 보모가 된다는 ‘곰 세 마리는 방송 전부터 시청자들의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프로그램이었다. 판다의 질펀한 엉덩이는 보는 이들을 절로 미소 짓게 했으며, 아기 판다들의 치명적인 깜찍함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기 충분해 보였다. 한류아이돌인 소녀시대의 유리와 ‘냉동인간이라는 별명으로 예능에서 맹활약중인 지오디의 박준형, 촌철살인 개그의 일인자 개그맨 장동민과 ‘순수청년 곽동연의 남녀노소를 초월한 조합은 신선하게 다가오면서 이들의 케미를 기대하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판다의 보모가 돼 그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다루기보다는, 그저 일일 판다 쓰다듬기 체험에 가까워보였다. 판다를 보살피기 보다는 어찌 다가가야 할지 몰라 쩔쩔대는 모습이 대부분이었고, 그나마 이들이 하는 것은 판다를 쓰다듬으며 ‘아이 예쁘다 ‘정말 귀엽다라고 하는 것뿐이었다.


특히 ‘곰 세 마리의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이 왜 중국에 갔는지 시청자들의 입장으로서는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판다 세쌍둥이의 보모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얼마든지 국내 동물원에서도 체험 가능한 일을 중국까지 가서 했어야 하는지 설득력이 부족했다. 여기에 국내와 다른 중국의 문화는 시청자들에게 낯설음으로 다가오면서 일부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주기도 했다.

이 같은 문제들로 이리저리 뛰고 날뛰는 동물 덕에 예능부분에서 특화된 ‘OK목장이나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활약으로 평이 가장 좋은 ‘유치원에 간 강아지에 비해 ‘곰 세 마리는 비교적 낮은 호응도를 보였던 코너다.

물론 ‘곰 세 마리가 종영하는 이유는 단순하게 호응도가 낮아서가 아니라 판다에게 치명적인 ‘개홍역 바이러스가 중국에 발생하면서 중국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판다는 국보급으로 취급되고, 이에 따라 중국 광저우의 창룽 동물원에서 진행되던 ‘곰 세 마리의 판다 보호차원에서 촬영 일정 역시 전면 취소되면서 협의 끝에 잠정적 종영을 결정하게 됐다.

‘곰 세 마리의 종영으로 인해 이제 앞으로 ‘애니멀즈는 ‘유치원에 간 강아지와 ‘OK 목장 두 코너로 이끌어나가게 됐다. 현재 ‘곰 세 마리의 종영에 대해 반응은 분분하다.

부정적으로 보는 입장은 너무 이르게 종영된 만큼 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다른 프로그램에까지 미칠 것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곰 세 마리를 보던 시청자들을 유실할 수 있다는 위험성도 있다.

반면 ‘곰 세 마리의 종영을 약으로 보는 이들은 ‘애니멀즈라는 한 프로그램 안에 ‘곰 세 마리 ‘유치원에 간 강아지 ‘OK목장 세 개의 코너가 들어가다 보니 부산스럽고 산만했는데, 이제는 조금 더 집중해서 볼 수 있겠다며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 또한 등장하고 있다. 정돈되지 않았던 ‘애니멀즈가 오히려 이번 기회를 시청률 반등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곰 세 마리 종영으로 인한 ‘애니멀즈의 성적을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확실한 것은 ‘애니멀즈는 걸어가야 할 길이 멀고 여전히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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