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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오명’ 본즈, 그가 양지로 나오고 있다
입력 2015-02-10 06:01 
지난 2001년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한 배리 본즈가 홈으로 들어오며 기뻐하고 있다. 당시 상대 투수는 박찬호였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최다 홈런(762개)과 한 시즌 최다 홈런(2001년 73개)을 동시에 보유한 홈런왕. 그럼에도 한때의 잘못된 선택으로 은퇴 후 외면 받고 있는 배리 본즈. 그가 서서히 양지로 나오고 있다.
본즈는 현지시간으로 월요일(한국시간 9일) 더스티 베이커 전 샌프란시스코 감독, 골프 선수 로저 말트비, 스키 선수이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조니 모젤리, 고 프랭클린 미울리 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구단주와 함께 베이 에어리어 스포츠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베이 에어리어 스포츠 명예의 전당 입회자는 북부 캘리포니아 지역 언론인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본즈는 이 투표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획득했다.
이는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와 대조를 이룬다. 본즈는 홈런 기록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폭로되면서 명예의 전당 입성 투표에서 통과 기준치(75%)를 크게 밑도는 득표율을 얻고 있다.
이를 두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쿠퍼스타운(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이 있는 지역, 흔히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자체를 지칭한다)의 문은 본즈에게 열리지 않고 있지만, 그의 고향에 있는 명예의 전당은 팔을 벌려 환영할 준비가 됐다”고 평했다.
앤소니 사비크 명예의 전당 행정 부사장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이 그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그의 특별한 성과가 이곳 명예의 전당에 소개될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199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감독직을 시작하며 본즈와 한솥밥을 먹은 베이커 감독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본즈는 이 지역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 새 구장이 들어서는데 많은 공헌을 했다. 내가 벽돌을 몇 개 놓긴 했지만, 본즈가 도움을 많이 줬다. 그의 아버지 바비가 살아서 이 모습을 봐야했다”며 본즈가 지역에 기여한 것을 강조했다.
본즈는 지난 시즌부터 서서히 양지로 나올 준비를 해왔다. 그가 가장 화려한 시절을 보낸 자이언츠 구단과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3월 스프링캠프 기간에는 자이언츠 구단 타격 인스트럭터로 합류했고, 10월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시구를 했다. 당시 AT&T파크에는 야유의 소리도 적지 않았지만, 배리”를 연호하는 팬들의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본즈는 타격 인스트럭터로 자이언츠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한동안 음지에서 지내던 그는 이제 조심스럽게 양지로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최근 열린 팬행사에서 정규시즌에도 코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본즈가 자이언츠 구단 코칭스태프로 합류할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명예의 전당 투표도 여전히 낮은 지지율이지만,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 2013년 후보 자격 획득 이후 36.2%에서 34.7%로 득표율이 떨어졌지만, 올해 다시 36.8%로 상승했다.
그에 대한 시선이 변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주홍글씨를 안고 살아온 본즈도 이제 조심스럽게 양지로 나오려 하고 있다.
여기에는 달라진 시대 분위기가 한몫했다. ‘스테로이드 시대라 불릴 정도로 선수들의 약물 복용에 대해 관대했던 시대 분위기가 반영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선수 중에도 약물의 힘을 빌린 선수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약물 복용 연루 선수들에 대한 강경 기조를 유지했던 버드 셀릭 커미셔너의 퇴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의 주홍글씨에 대한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이 있다. 본즈의 홈런 기록이 메이저리그 흥행의 기폭제가 됐다는 점과 그의 기록은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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