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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로케이션 VS 세트’①] 현장감이냐, 섬세함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입력 2015-02-09 09:32 
[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의 촬영방식은 찍는 사람과 내용, 장르 등에 따라 다양하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으론 로케이션 촬영과 세트 촬영을 섞어서 제작하곤 한다.

로케이션 촬영(이하 ‘로케이션)은 옥외 장면을 동일한 또는 유사한 자연 환경에서 촬영하는 것을 말한다. 더 나아가 올로케이션 촬영(이하 ‘올로케이션)은 영화의 모든 촬영을 야외의 현지에서 했다는 것을 뜻한다. 반대로 스튜디오 촬영(이하 ‘세트)은 상황에 맞게 세트를 제작해 실내(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것을 말한다.

로케이션과 세트는 비용과 일정, 장단점 등 달라도 너무 달라 적절한 조화를 이루거나 한쪽으로 무게를 싣거나 등 여러 방법으로 적용되고 있다.

우선 로케이션은 실제 있는 공간에서 촬영되기에 현장감이 살아있다. 리얼리티를 고조시키고 관객들이 직접 갈 수도 있기에 영화에 대한 몰입이 쉽다. 카페와 거리, 여행지, 맛집 등 친근한 장소가 등장하며 반갑고 더욱 애정이 가며 비록 영화를 통해 처음 접하는 장소라도 검색이 가능해 찾아갈 수 있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영화 ‘강남 1970 ‘오늘의 연애는 올로케이션으로 ‘설해 ‘국제시장 ‘자유의 언덕 ‘북촌방향 등이 로케이션 방식을 취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임에도 꾸준히 관객몰이 중인 ‘강남 1970은 1970년 서울 강남을 스크린에 구현하기 위해 모두가 머리를 모았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황토 빛 강남의 벌판을 비롯해 밀실, 카바레, 진흙탕 대지 등 강남의 리얼한 과거와 현재가 필요했던 상황. 이를 위해 제작진은 끝없이 장소 헌팅에 열을 올렸고 나주와 담양, 무주, 순천, 임실, 김제, 익산, 광주, 전주, 서울, 곡성 등을 찾아냈다.

‘강남 1970 제작 PD 한길로는 MBN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장소 섭외가 힘들었다. 아마 사극보다 힘들었을 것이다. 한옥 집은 많지만 1970년대를 표현할 만한 공간이 기본적으로 많이 없다. 남아있어도 폐허 지역 아니면 철거 예정 지역, 수몰 지역이더라”며 올케이션이다 보니 이동 시간이 많아 힘들었다. 때문에 최대한 동선을 짧게 이동시키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장소 등은 촬영 허가를 받고 세팅하는 데만 4~5개월 정도 걸렸다. 시대적으로 맞아떨어져도 늘 세팅은 다시 해야 된다. 등장하는 극장 역시 실제 70년대 극장이다. 청소에만 7일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특히 ‘강남 1970은 배우 이민호와 김래원의 액션도 명장면이지만 진흙탕 싸움이 가장 돋보인다. 이에 한길로 PD는 장소 섭외부터 다들 고생이 많았다. 한 번 촬영하고 다시 씻고 하는 등 대기와 준비 시간이 있기에 예상한 시간보다 많이 오버됐다. 많은 인원이 참여한 만큼 안전에도 주의하고 모두 집중해 촬영했다”고 전했다.

또한 새빨간 민성희(김지수 분)의 차가 초록 풀이 우거진 공간을 지나가는 장면 역시 색상의 조화가 돋보인다. 이에 한길로 PD는 나주 땅이다. 민성희의 차가 등장하는 장면에 앞서 허허벌판으로 등장했던 곳이기도 하다. 허허발판을 먼저 촬영하고 2개월 후 다시 가보니 황토밭에서 옥수수가 자라났다. 너무 많고 캐기도 뭐해서 헬리캠을 동원해 촬영했다”고 밝혀 이해를 높였다.

‘강남 1970 제작진의 노력 덕분에 관객들은 화려한 현재와 180도 다른 허허벌판의 강남을 접하게 됐다. 카바레와 밀실, 무덤가 등 상황에 어울리는 서울 곳곳을 스크린에 담아 높은 현장감과 리얼함을 배가 시켰다. 비록 허구가 섞인 영화지만 실제 같은 허구로 올로케이션이 주는 긍정 효과가 드러났다.

‘오늘의 연애 역시 올로케이션으로 진행됐다. 홍대와 마포대교 전망대, 경리단길, 이태원, 가로수길 등 젊은 청춘들의 핫 플레이스가 친근함을 더하고 있다. 이에 연출을 맡은 박진표 감독은 영화를 보고 나도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을 때 갈 수 있는 장소. 즉 영화에서 출발했지만 실제로 존재하고 있어 관객들의 추억의 장소도 될 수 있는 곳을 선정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영화 속에 등장하는 공간이 친근해 더욱 관심이 가고 애정이 간다. 연기하는 이들은 배우지만 그들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 일반인과 다를 바 없기에 내 이야기 같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 같다. ‘오늘의 연애를 본 썸남썸녀들은 준수(이승기 분), 현우(문채원 분)처럼 해당 공간으로 이동해 현실 속 준수, 현우가 되는 셈이다.

이에 ‘오늘의 연애 제작 PD 정대훈은 MBN스타와의 인터뷰에서 만들어진 공간이 아니라 현재 존재하는 공간에서 누구에게나 벌어질 만한 일을 담았다는 게 영화의 강점이라 생각한다. 등장하는 공간이 궁금하면 같이 볼 수 있는 재미도 있다”며 ‘오늘의 연애에 등장하는 장소 중 한 곳만 제외하면 모두 갈 수 있다. 두 사람이 술을 마시는 탕은 현재 다른 맥주 집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 속 탕이라는 공간이 중요하기에 장소로 섭외했고 촬영 날짜까지 잡았었다. 그러나 돌연 현재 주인에게 팔렸다. 때문에 촬영 여부에 대한 허가가 확정되지 않아 다들 걱정했었다. 다행히 허락해 촬영을 진행하게 됐다”며 이외에도 다른 장소 촬영 당시 많은 이들에게 양해를 구하느라 고생이었다. 카페와 전시장 등 촬영 때 역시 본래 이 곳을 이용하던 고객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많이 설득하기도 했다”고 고충 속 보람을 알렸다.

박진표 감독도 마찬가지로 촬영 장소마다 사람이 너무 많고 날씨 때문에 고생했다. 하지만 만들어진 세트보다 젊은 남녀들이 썸을 타고 연애를 하며 만나는 장소를 꾸미지 않고 현실적으로 담고 싶었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사과하고 양해를 구해야 되는 고충이 있었지만 덕분에 ‘오늘의 연애를 보는 내내 준수, 현우와 함께 썸타는 느낌을 받게 됐다.

해외에서 로케이션한 ‘설해는 작품이 주는 풋풋함에 아름다운 풍경까지 더해져 시선을 모았다. ‘국제시장 역시 시대적 배경을 생생하게 그려내기 위해 체코와 태국에서 로케이션 됐다. ‘국제시장의 이상직 PD는 당시 함보른 광산과 베트남에 적합한 장소를 찾아내기 위해 유럽과 태국을 30여일 가량 샅샅이 조사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실제 독일과 베트남이라고 느낄만한 장소를 찾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홍상수 감독의 ‘자유의 언덕 ‘북촌방향은 일찌감치 북촌 데이트 코스로 화제를 모아 현재까지도 꾸준히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너도나도 작품 속 모리(카세 료 분)와 영선(문소리 분), 성준(유준상 분), 영호(김상중 분), 보람(송선미 분) 등이 되는 것이다.

로케이션과 세트를 적절히 사용한 ‘국제시장을 비롯해 ‘강남 1970의 일부 장면, 개봉 예정인 ‘곡성(가제) ‘간신 ‘남과 여 ‘널 기다리며(가제) 등이 세트장에서 촬영하고 있다.

안전상의 문제도 로케이션 비해 적은 세트는 무엇보다 기초 작업이 잘 되어있어야만 촬영의 마무리까지 튼튼하다. 비록 매 회 촬영이 끝나고 세팅하는 노고가 있지만 비교적 수월한 편이다.

‘국제시장에는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국제시장의 40년 세월을 담아내야 되기에 약 3000평 부지의 대규모 세트장이 필요했다. 세트장의 폭은 100미터, 직선거리만 150미터에 달하는 대규모다. 세트 제작을 위해 제작은 100일에 가까운 시일을 소요했고 태풍까지 염두에 둔 미술 팀의 노력 덕분에 8월 상륙한 태풍 할롱에도 어떠한 피해도 없었다.

‘강남 1970 속 몇 장면은 세트로 진행됐다. 로케이션이 미처 주지 못하는 섬세함을 이로 보완한 셈이다. 한길로 PD는 로케이션에 비해 공간이 작아 힘든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이보다 컷 소리가 들리고 다시 세팅하고 촬영하는 반복이 힘들더라”고 말했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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