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계부터 빗나간 '동북아 물류허브'
입력 2007-06-07 16:02  | 수정 2007-06-07 18:18
참여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정책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우리나라를 동북아의 물류 허브로 도약시킨다는 것인데요.
그런데 이런 구상의 기초가 될 화물 수송 관련 통계부터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지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화물 수송 통계의 오류는 화주나 선박회사로부터 받는 '항만시설 사용신고서'부터 시작되고 있습니다.

하나의 컨테이너에 여러 종류의 화물이 섞여있는 경우 품목란에는 대표품목 1개만 기재하지만 중량 및 용적란에는 전체 중량과 용적을 적도록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품목별 수송통계가 심각하게 왜곡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품목별 중량을 모두 신고하도록 한 관세청의 '방직용 섬유제품' 수입통계는 12만톤에 불과했지만 해수부는 125만톤이라고 통계를 냈습니다.


수송통계의 오류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수출입 물량단위는 '톤'이지만 킬로그램(kg)으로 잘못 기재하거나 중량이나 용적을 부실하게 기재하는 사례도 많았습니다.

그 결과 중국과 한국을 오가는 한 화물선은 수송물량을 156배나 과다하게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 결과 해수부는 2002년 컨테이너 수입화물 수송통계를 최대 용량보다 1천7백25만톤 많은 5천726만톤이라고 엉터리 통계를 내놓았습니다.

이같은 통계오류로 지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5년간 수송통계에서 수입화물은 2천503만톤, 수출화물은 1천362만톤 이상 부풀려졌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감사원이 지난해 5월부터 두달간 해수부와 10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감사에서 적발됐습니다.

감사원은 부적절한 통계에 기초한 선석늘리기 위주의 투자관행과 비효율적인 항만운영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동북아 물류허브라는 거창한 목표를 제시했던 참여정부, 기초 통계부터 엉터리로 작성되면서 결국 국민들에게 '꿈'같은 이야기만 들려준 것은 아닌지 의문입니다.

mbn뉴스 김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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