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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자24시]후보부터 다르다…韓 대중음악상의 선택과 가치
입력 2015-02-03 14:57  | 수정 2015-02-03 14:59
사진=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9와 숫자들, 김사월X김해원, 단편선과 선원들, 로로스, 화지, 권나무, 최고은, 이원슬. 크러시, 바버렛츠.
2015 제12회 한국대중음악상 종합분야 '올해의 음반·노래·음악인·신인' 후보에 이름을 올린 이들이다. 대중에게 낯설고 생경하다. 이들 외 익숙한 이름은 자이언티, 소유X정기고, 윤상, 서태지, 이승환, 악동뮤지션 정도다.
장르별 최우수 후보작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아이돌의 비중이 줄었다. 아이돌 그룹은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 후보 중 한 팀인 인피니트가 유일하다. 그나마 솔로 아티스트로서 인정받은 태양과 박재범 등 몇몇 이들이 체면치레했다.
한국대중음악상 측은 "주류 음악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며 "여러 의미가 있다. 아이돌 시장의 거품이 가라앉았다고 볼 수도 있고 정체가 왔다고 분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태양과 재범은 아이돌 신이 아니라 뮤지션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맞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미 앞서 치러진 가요시상식 수상자들의 면면을 떠올리면 그렇지 않은 듯 했다. 국내 가요 시상식 대부분은 사실상 ‘아이돌 잔치나 다름없는 현실이다. 대중적 인기가 음반·음원 판매량으로 직결되는 요즘 시대에 팬덤이 확고한 아이돌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어서다.
객관적 결과로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음악성 위주로 선정되는 전문가 심사보다 인기도를 반영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 보니 맹점이 있다. 정작 실력파 뮤지션들은 외면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악계에서는 한국대중음악상을 그 대안으로 꼽아왔다. 한국대중음악상은 평론가, 기자, PD, 학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선정위원들이 오로지 ‘음악성과 ‘실력을 잣대로 수상자를 결정한다.
김창남(성공회대 교수) 선정위원장은 "매년 대중이 생각하는 잣대와 괴리감이 지적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한국대중음악상은 음악을 단순한 오락거리나 여흥이 아닌, 그 예술적 가치와 사회적 의미도 적극 평가해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를 통해 잘 알려진 노래만이 한국대중음악의 전부는 아니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한국대중음악상의 선택과 고민은 시상식 자체를 유지하는 것조차 힘들 게 했다. 김장남 위원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서두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12년간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버텨왔음이 뿌듯하기도 하다"는 소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대중적 인기와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받는 일은 어렵다. 그래도 접점을 찾고자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상을 두고 있다. 네티즌 투표 100%로 결정되는 이 부문은 아마도 아이돌 그룹 수상이 유력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는 실제 평단과 대중의 간극을 확인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박은석 대중음악평론가는 "후보에 오른 전체 아티스트의 투표 결과를 놓고 보면 솔직히 수백배 차이가 나오기도 하더라. 대중이 원한 스타와 다른 음악인과의 간극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고 이를 실감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향후 그 간극을 좁혀 한국대중음악의 다양성·다변화를 기대하는 데 만족할 뿐이다.
이번 제12회 한국대중음악상은 오는 26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열린다. 분야별 후보와 네티즌 투표는 포털사이트 다음(DAUM) 뮤직에서 할 수 있다. 한국대중음악상 측은 "우리(평단)만의 잔치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많은 응원과 참여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현장에는 대중의 관심을 끌만한 아이돌 스타가 드물다. 다른 시상식과 달리 참석하지 않아도 줄 상은 주어서인지 모르겠다. 상에 대한 가치를 평가하는 시상식이 있다면 가장 큰상을 주고 싶은 한국대중음악상이 '진짜'다.

fact@mk.co.kr / 사진=유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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