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마우나리조트 1년 확 바뀐 신입생오리엔테이션
입력 2015-02-02 14:54 

삼육대는 학교본부 주도로 올해 신입생 환영회(OT)를 이달 중 학교 기숙사에서 3박 4일간 진행하기로 했다. 술먹고 노는'흥청망청'OT 대신 인성 교육을 주로 하고 비용도 학교 측이 부담한다. 한성대는 작년과 달리 올해 OT를 교내에서 학교 주관으로 개최하는데 학부모들도 함께 참가한다.
부산지역 14개 대학은 올해 OT를 대학본부와 학생회가 공동으로 주관하고 이중 영산대 총학생회는 학교 측에'술없는 OT'를 진행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과도한 음주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대학 OT가 올해 부터 '차분한'학교 주관 행사로 탈바꿈하고 있다. 총학생회 단독으로 OT를 떠났던 부산외대 학생들이 희생된 마우나오션리조트 참사(작년 2월 17일) 1주년 앞두고 대학들이 그동안 '학생회 주관·학교밖 진행'을 원칙으로 한 OT 관행을 깨면서 이같은 변화가 시작됐다. 그러나 일부 대학 학생회는 "학생들끼리 친목을 다지는 OT 전통과 자율성이 침해됐다”며 반발하고 단독 OT를 강행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이 2일 입수한 교육부 '대학 신입생 OT 안전관리 현황'에 따르면 전국 144개 대학(본·분교 구분)에서 142개교(98.6%)가 올해 OT를 이미 실시했거나 2~3월 중에 추진한다. 교육부는 '제2의 마우나 사태'를 막겠다며 지난 달 특별 점검을 실시했고 조사 대상 189개 대학 중 144곳이 OT 실시 현황을 제출했다. 작년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로 이곳에 OT를 간 부산외대 신입생 등 10명이 사망하자 대학 OT에 대한 안전 문제가 부각되면서 이번 점검이 이뤄진 것이다. 부산외대는 올해 OT 자체를 생략하고 입학식만 치르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OT의 범위나 장소를 지정한게 아니라 올해부터 OT를 학교가 주관하도록 지침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대학본부가 주관하는 학교는 142개교 중 69곳(48.6%), 대학·학생회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곳은 66개교(46.5%)로 나타났다. 전국 대학 중 95%가 교육부 지침을 따른 것이다. 또 학교 안에서 OT를 치르기로 한 대학은 91개교(64%)로 나타났다. 반면 조사 대상 대학 중 고려대(세종)·대신대·상명대·인천대·차의과학대·한세대·한중대 등 7개교(5%)는 교육부 지침을 거부하고 학생회가 단독 주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학생회장은 "학교 본부가 주관한다고 안전문제가 해결되는게 아니다”라며 "선후배간 친목 도모의 장인 OT 자율성이 훼손돼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학생회 단독 OT에 대해선 별도 현장 지도를 실시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밖 OT의 경우에도 숙박시설 보험가입·사전 안전답사·교직원 동행 등 7대 안전조치를 준수하도록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우나 사태'이후 1년 가까이 흘렀지만 피해 배상은 지지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부산외대 등에 따르면 붕괴 사고 피해 학생 300여 명 중 10% 가량이 아직 피해 배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특히 합의를 한 학생들은 대물 배상이나 단순 부상을 입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아직 합의를 하지 못한 학생들은 장기간 상담 치료가 필요한 학생들이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당시 OT를 주도한 학생회 측은 이벤트 업체비와 조문비 등으로 5000만 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마우나리조트 측은 증빙서류가 미비하다며 50%만 지급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 서울 = 이재철 기자 /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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