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빗나간 우정…친구 개인정보 수집해 대학 합격 취소
입력 2015-02-02 11:39 

서울 K 사립대 의상학과에 합격한 류모양(19·여)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의문의 30만원이 입금된 사실에 놀랐다. 입금된 돈은 대학 지원때 낸 예치금 30만 원이었다.
예치금 환불은 '합격 취소'를 의미한다. 스스로 합격철회를 요청한 적이 없는 류양은 절망에 빠졌다. 당시 대학 측으로부터 구제가 쉽지 않다는 답변을 받았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 모든 일은 류양과 3년 전부터 온라인상에서만 알고 지내던 친구 김모양(19·여)이 벌인 일이었다.
김양은 싸이월드를 통해 알게 된 류양이 대학에 합격한 소식을 듣고는 재수중인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특히 류양이 합격한 대학은 자신이 지원했다 떨어진 대학이자, 어머니가 졸업한 대학으로 애정이 남다른 터였다.
김양은 류양이 수시 합격 소식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자랑하자 질투와 시기심에 입학 취소에 필요한 류양의 개인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이틀 동안 류양의 페이스북 등에서 이름과 생년월일, 수험번호, 계좌번호등을 수집하고, 입시대행 사이트인 U사에서 보관하고 있던 보안번호까지 알아냈다.
이후 K대 입학사이트에 접속해 합격을 자진 취소한 것처럼 꾸몄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2일 K대 입학사이트에 접속해 류양의 합격을 취소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양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로부터 류양의 억울한 사연을 접한 K대는 지난주 입학전형위원회 열어 김양을 추가 합격 형태로 구제하기로 의결했다.
경찰 관계자는 "학생의 장래가 걸려 있어 피해신고를 접수하자 마자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해 타인에 의해 합격이 취소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각 대학들이 입시대행사이트를 통해 입학사정 등을 하고 있는데 실명확인, 취소 등의 절차가 허술한 부분이 확인된 만큼 보안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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