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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자24시]故신해철 아내 "지난 100일 외롭지 않았습니다"
입력 2015-02-01 11:56  | 수정 2015-02-01 14:03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故 신해철 추모콘서트 "넥스트 유나이티드 콘서트"에서 고인의 아내 윤원희 씨가 자녀 동원 군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고인을 추억한 넥스트(N.EX.T) 유나이티드의 연말 공연을 지나, 새해가 밝았습니다. 훌훌 털고 일어서야지요. 어느덧 한 해 열 두 달 중 한 달이 또 훌쩍 지났습니다. 그렇게 오는 3일이면 고 신해철이 세상을 떠난 지 100일 째 되는 날입니다. 유족들은 차분히 추모 미사를 드릴 것입니다.
많은 이는 이제 고인을 잃은 슬픔보다, 다가오는 설 명절에 마음이 더 들뜹니다. 물론 그 전에, 고 신해철의 사망 원인을 둘러싼 경찰 조사 결과 발표에 촉각이 곤두서고 긴장하게 되는 게 본 기자만은 아닐 것입니다. 고인을 떠나보낸 뒤 처음 맞는 명절이 낯설 유족을 더욱 힘들게 하는 일이 없길 바랄 뿐입니다.
윤씨는 오히려 미안해 합니다. 앞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윤씨는 "(의료사고 의혹) 비슷한 문제로 힘들어 하시는 분이 많은데, 굳이 연예인의 가족이어서 주목받는 현실이 죄송할 따름"이라고 했습니다. 자녀들의 장학금 마련 취지로 기획된 다음(DAUM) 뉴스펀딩 '故 신해철, 그대에게' 프로젝트(2014년 12월 5일부터 31일까지 진행)도 깊은 고민 끝에서야 그는 허락했었습니다.
이처럼 어려운 결정을 거쳐 진행된 ‘故 신해철, 그대에게 뉴스펀딩을 통해 모금된 총 금액은 7778만 266원. 본 기자는 지난 1월 15일 일정 비율의 결제 수수료 등을 제외한 금액 6598만 3718원을 다음카카오로부터 지급받아, 당일 즉시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 측에 전액 전달했습니다.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 측 역시 같은 달 30일 윤씨를 만나 이를 지급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후원금 총액은 자녀 신지유(10) 양과 신동원 이름으로 개설된 H은행 계좌로 반반 나뉘어 입금됐습니다.

윤원희 씨는 "다음 뉴스펀딩에 참여해주신 많은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헤쳐나갈 일이 너무 많을 제 아이들에게, 여러분께서 내어주신 깊은 마음 잘 전하겠습니다. 펀딩뿐만 아니라 함께 올려주신 수 많은 기도와 격려가 저희 가족에게도 위안이 되고 용기가 됐습니다. 지난 100일 동안 여러분의 진심으로 남편과 저희 가족을 외롭지 않게 지켜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이번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고인을 위한 여러 사업도 진행됐습니다. 고인의 유고집이 발간됐고, 넥스트 콘서트는 전국투어로 확대됐고, 성남시는 ‘신해철 거리를 조성하려는 계획을 검토 중입니다. 환자에게 불리한 의료법 개정, 이른바 ‘신해철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도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후원금을 모으거나 '신해철' 이름을 따서 일을 벌이는 것들을 마뜩지 않아 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분들께 들려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지만 고인과 유족에게 실례가 되지 않기 위해 굳이 옮겨 적지는 않았습니다.
반복된 사기와 배신, 사람에게 상처받았음에도 늘 사람을 좋아했던 고 신해철. 하늘에 있는 그가 지금쯤 또 어이없는 웃음을 짓고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이 와중에 소속사의 협력업체 민 모 대표가 넥스트 공연수익금을 횡령한 혐의로 피소됐기 때문입니다.
고 신해철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 측은 해당 협력업체 대표를 횡령 및 사기 혐의로 형사 고소하면서 "공연 수익금은 고인의 자녀 장학금으로 기부될 예정이었던 만큼, 너무나 참담하고 화가 난다. 부디 사죄의 마음으로 해결 의지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공식입장을 밝혔습니다.
지난달 14일 고(故) 신해철의 49재 현장에서 윤원희 씨는 아빠한테 하고 싶은 말 해”라며 마지막 헌화를 하던 아들 동원(8) 군을 다독였습니다. 동원 군은 엄마를 꼭 끌어안으며 "울지마"라고 했습니다. 윤씨는 안 울게. 미안해”라고 답하며 애써 울음을 삼켰습니다. 그리고 동원 군은 많은 삼촌·이모들과 함께 아빠의 노래 ‘민물장어의 꿈을 그 누구보다 힘차게 불렀습니다. 부디 유족의 가슴 속 파인 상처에 더 이상 눈물이 고이지 않길 바랍니다.
fac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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