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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호주에 1-2 연장전 석패…역대 최다 4차례 준우승 신기록
입력 2015-01-31 20:53  | 수정 2015-01-31 20:54
한국 호주 축구 결승전/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태극전사들의 연장전 투혼이 '사커루' 호주의 철옹성에 막혀 준우승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31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개최국' 호주와의 2015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전반 45분 마시모 루옹고(스윈던타운)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46분 손흥민(레버쿠젠)의 동점골이 터지며 1-1로 승부를 내지 못했습니다.

힘겨운 연장전 혈투에 들어간 한국은 연장 전반 종료 직전 호주의 제임스 트로이시(쥘테 바레험)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고 1-2로 석패했습니다.

1988년 대회 준우승 이후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에 오른 한국은 내심 1960년 제2회 대회에서 마지막으로 맛본 우승의 환호를 55년 만에 재현하고 싶었지만 끝내 한 방이 터지지 않았습니다.

예선 3경기와 8강, 4강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던 한국은 전반 45분에 실점, 이번 대회에서 525분 동안 이어온 무실점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준우승한 한국은 역대 아시안컵 최다 준우승(1972년·1980년·1988년·2015년) 기록을 세우는 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더불어 이번 대회에 나선 태극전사 가운데 유일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멤버인 차두리(서울)는 호주와의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14년 동안 정들었던 '태극마크'를 반납했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와의 결승전에 중앙 미드필더 박주호(마인츠)를 왼쪽 날개로 기용하는 파격 전술을 들고 나왔습니다.

호주의 초반 공세를 막아내겠다는 의도가 깔린 '박주호 시프트'였습니다.

원톱 스트라이커는 이정협(상주)이 맡은 가운데 오른쪽 날개는 손흥민(레버쿠젠)이 나섰고, 중앙 미드필더 자리는 남태희(레퀴야)에게 돌아갔다. 중원은 기성용(스완지시티)-장현수(광저우 부리) 듀오가 나섰습니다.

포백은 왼쪽부터 김진수(호펜하임), 김영권(광저우 헝다), 곽태휘(알 힐랄), 차두리(서울)가 포진했고, 골키퍼 장갑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꼈습니다.

이에 맞선 호주는 팀 케이힐(뉴욕 레드불스)을 원톱으로 세운 4-3-3 전술로 출격했습니다.

전반 2분 손흥민의 슈팅을 신호탄으로 공격을 시작한 한국은 전반 24분 왼쪽 측면에서 차올린 기성용의 프리킥을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가 골지역 왼쪽에서 헤딩으로 골을 노렸지만 왼쪽 골대를 살짝 벗어나며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한국의 거센 압박에 잠시 주춤했던 호주는 전반 24분 역습 상황에서 로비 크루스(레버쿠젠)의 크로스를 케이힐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잡아 슈팅을 시도한 게 '거미손' 김진현의 슈퍼세이브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한국은 전반 42분 코너킥 상황에서 호주 수비수 제이슨 데이비드슨이 장현수의 유니폼을 잡아 경고를 받으면서 페널티아크에서 따낸 프리킥을 기성용이 키커로 나섰지만 무위로 끝났습니다.

전반이 끝날 무렵 팽팽하던 '영의 행진'은 한국이 호주의 마시모 루옹고에게 선제골을 내주면서 깨졌습니다.

루옹고는 전반 45분 집중력이 흐트러진 수비진을 뚫고 위력적인 중거리포로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525분 동안 이어온 무실점 행진을 깼습니다.

전반 종료 직전 허를 찔린 한국은 후반 13분 기성용의 프리킥의 이은 곽태휘의 헤딩 슈팅이 재현됐지만 골대를 훌쩍 벗어났습니다.

호주는 후반에만 3개의 경고를 받으며 거친 몸싸움으로 태극전사들을 괴롭혔고, 체력이 떨어진 태극전사들은 미드필더와 수비진의 간격이 벌어지며 호주에 역습을 당하는 '2중고'를 겪었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근호(엘 자이시)와 한국영(카타르SC)를 잇달아 교체 투입, 기성용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끌어올리는 전술 변화를 시도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42분 중앙 수비수 김주영(상하이 둥야)을 투입하고 헤딩이 좋은 곽태휘를 전방에 배치하는 '변칙 전술'까지 꺼냈지만 역시 소용없었습니다.

후반 45분이 지나고 추가 시간 3분이 주어지며 패색이 짙어지는 순간 '해결사' 손흥민의 발끝이 불을 뿜었습니다.

후방에서 길게 올라온 볼이 한국영을 거쳐 기성용에게 이어졌고, 기성용이 감각적으로 내준 패스를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잡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호주의 골 그물을 흔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고 연장전으로 끌고 갔습니다.

피를 말리는 연장전. 태극전사들은 쥐가 오르는 다리를 부여잡고 연장 혈투를 시작했지만 연장 전반 16분 결승골을 내주며 무너졌습니다.

김진수가 왼쪽 측면에서 호주의 공격수 토미 유리치(웨스턴시드니)에게 돌파당한 뒤 허용한 크로스를 골키퍼 김진현이 몸을 날려 쳐냈지만 2선에 도사리던 트로이시의 발끝에 볼이 걸리면서 결승골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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