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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 부는 조용한 변화의 바람
입력 2015-01-28 06:45 
이종운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가 2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 시애틀 매리너스 스프링 캠프에서 훈련을 가졌다. 롯데는 16일부터 3월 4일까지 48일간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가고시마에서 1,2차 캠프를 치른다. 사진(美 피오리아)=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지는 것일까.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 변화의 바람이 조용히 불고 있다.
롯데는 지난 16일부터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에서 해외전지훈련에 한창이다. 지난해 CCTV사찰 파문을 일으키며 심각한 내홍에 휩싸였던 롯데는 이종운 감독 부임 후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
지난해 스프링캠프가 빡빡한 훈련일정으로 채워졌던 반면, 올해는 좀 더 선수들에게 ‘자율을 부여하고 있다. 또 정규훈련이 아닌 엑스트라 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꾀하고 있다. 특히 코치들과의 1대1 훈련이 꽤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구단의 지원도 여기에 한 몫하고 있다. 2012시즌까지 마운드의 한축을 맡았던 라이언 사도스키를 프로야구 최초의 외국인 스카우트 코치로 영입해 외국인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선수시절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주목을 받았던 사도스키는 외국인 선수들의 믿음직한 한국 가이드 역할도 수행했다. 구단관계자는 얼마 전에 애리조나에서 있었던 한국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 세미나도 사도스키와 계약을 진행하면서 부탁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육성팀을 신설해 선수를 키워서 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구단에 따르면 조성우 스카우트팀장이 신설되는 육성팀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윤동배 상동구장 소장이 스카우트매니저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이와 발맞춰 상동구장의 시설 투자도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중이다. 2007년 만들어진 상동구장은 롯데의 암흑기를 벗어나게 한 원동력으로 꼽히고 있지만, 시설 규모면에서는 최근 트랜드와는 동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처음으로 2군 선수단을 해외전지훈련에 보내는 것도 변화의 바람이다. 롯데는 연고지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남부지역이라는 이유로 2군 선수단이 상동구장에서 훈련해 왔다. 하지만 쌀쌀한 날씨에 훈련 효율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있었다. 올해부터는 2군 선수단도 대만에서 전지훈련을 갖게 된다.
구단 고위층들도 직접 선수단을 챙기고 있다. 신임 이창원 사장은 직접 선수단의 식단을 확인해 단가를 올리기로 했다. 이 사장은 운동하는 선수들은 잘 먹어야 한다”며 전직원을 상대로 품평회도 열었다. 시무식 때는 성적보다 열정을 강조하며 선수들에게 책을 선물한 것도 이례적인 일로 꼽히고 있다. 과거 우승만을 강조했던 경영진과는 180도 다른 행보다.
이런 변화의 바람 속에 선수단 분위기도 밝게 변했다는 후문이다. 관계자는 올 시즌 롯데를 하위권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상위권으로 평가받던 때보다 더 낫다”고 설명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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