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대차그룹, 광주를 수소차 밸리로 키운다
입력 2015-01-27 16:41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수소 사랑'이 빛고을 광주에서 꽃을 피울 전망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27일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광주혁신센터)의 닻을 올렸다. 광주혁신센터는 광주를 수소 경제 밸리로 키울 계획이다. 특히 정 회장은 지난해 4월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수소차)를 선보이며 수소차 분야의 높은 경쟁력을 보여준만큼 광주혁신센터가 전세계 수소차 시장에서 글로벌 톱 위치를 수성하는데 첨병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는 정 회장이 줄곧 강조해온 '수소차 경제학'에서 비롯된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디젤차(투싼ix2.0 디젤 기준) 100만대를 수소차로 바꾸면 연간 1조5000억원의 원유 수입 대체 효과를 거둔다. 여기에 수소차 100만대는 1GW급 원자력 발전소 10기에 맞먹는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수소차를 에너지 저장소와 가상 발전소로 활용할 경우 전력 공급량이 부족할때 공장이나 가정에 직접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전 10기 건설을 위한 비용만 30조원에 달한다. 친환경 측면에서도 수소차 100만대 운영에 따라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연간 210만t 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소연료시장 전망도 밝다. 일본 닛케이 BP 클린테크연구소에 따르면 오는 2030년 세계 연료전지 시장 규모는 400여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경진 서울대 교수는 "국내에서도 오는 2040년 연료전지 산업규모가 107여조원에 달해 이에 따른 생산 유발효과는 약 23조5000억원, 고용효과는 17만3298명씩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광주가 지니고 있는 수소 산업 인프라도 매력적이다. 현대차그룹 다른 관계자는 "국내 3대 부생수소 생산기지가 광주에서 멀지 않은 여수산단에 있는데다 광주과기원, 전남대, 자동차부품연구원, 그린카부품산업진흥재단 등의 연구 시설이 갖춰져 있다”면서 "연료전지(40여개), 모터(20여개), 배터리(10여개), 인버터(10여개) 등 수소연료전지 분야 관련 기업도 80여 곳”이라고 말했다.

 이날 광주혁신센터 출범으로 정 회장이 그리고 있는 수소차 산업육성의 청사진도 윤곽을 드러냈다. 확실한 분업 체제다.
 경기도 용인시 마북리에 있는 환경기술연구소는 앞으로도 수소차 개발·생산을 맡는다. 이에 따라 광주혁신센터는 수소차 개발·생산을 위한 수소차 연관 산업 육성 등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광주 혁신센터는 수소경제 구현을 위해 수소연료전지 관련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동시에 창업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산·학·연 합동으로 수소차 관련 기술 경쟁력도 확 끌어올리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연료전지 분리막 개발(코멤텍), 연료전지용 가스켓 소재 개발(전남대·금호폴리켐), 수소안전 저장·이송 기술개발(하이리움), 수소연료전지차 V2G(친환경차 충전 전력 외부 송전기술)용 인버터 개발(시그넷시스템) 등 산·학·연 공동 기술개발 프로젝트가 이날 광주혁신센터 출범에 맞춰 시동을 걸었다.
 이와 함께 융합스테이션 플랫폼도 구축한다. 융합스테이션은 압축천연가스(CNG), 액화석유가스(LPG) 등의 에너지원을 통해 수소, 전기 등의 에너지를 생산해 판매·저장·분산발전할 수 있는 충전소를 뜻한다. 융합스테이션은 연료전지발전 사업, V2G 시범사업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의 수익성을 분석하고 관련 제품과 기술 성능을 평가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또 광주 혁신센터는 수소연료전지 분야 기술 개발과 검증 사업, 창업·사업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와 함께 150억원 규모의 수소펀드를 이미 조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광주의 자동차산업밸리 조성 방안에는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방안은 광주권 지역의원들이 만든 것으로, 오는 2020년까지 총 8347억원(국비 5865억원 포함)을 투자해 광주를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방안대로라면 현대차그룹은 광주에 자동차 40만대를 추가로 생산 가능한 공장을 세우고 설비를 들여놔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광주(기아차 1~3공장)에서 연간 62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인건비가 중국의 3배수준인데다 유통비용도 많이 들어 현대차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판단에서 수용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 삼성동 옛 한전용지 개발에 10조원이상 쏟아부어야 하는 점, 중국 중칭과 허베이성에 생산시설을 추가해야 하는 상황도 광주지역 투자를 어렵게 하고 있다. 실제로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자동차 한대를 만드는데 국내 공장에서는 27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다. 반면 중국 공장에서는 18시간이면 자동차 한대가 뚝딱 나온다.
 [홍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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