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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과극 ‘바람사’vs ‘노트르담’, 프랑스 뮤지컬의 이유있는 열풍
입력 2015-01-27 13:25  | 수정 2015-01-27 13:4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최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그리고 ‘노트르담 드 파리가 몰고 온 프랑스 뮤지컬의 바람이 거세다.
그간 우리에게 익숙한 뮤지컬은 주로 미국 브로드웨이 혹은 영국 웨스트의 작품이었지만, 최근 두 작품을 통해 프랑스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뜨거워졌다. 특히 두 작품의 극과 극 매력이 한국 팬들은 물론 국내 업계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한국 정서에 맞게 재구성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새로운 도전으로 신선함을 불어 넣고 있다면, ‘노트르담 드 파리는 오리지널 내한 공연으로 원작에 충실한 ‘고전의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발휘 중이다.
통상 프랑스 뮤지컬은 대사가 없거나 있다 해도, 노래를 이어주는 역할만 할 정도로 적은 게 특징이다. 때문에 ‘연극보다 ‘오페라에 가까운 모습을 띄고 있다. 게다가 춤만 담당하는 전문 댄서들을 따로 뽑아 아크로바틱, 브레이크댄스 같이 난도 높은 춤을 선보이며 풍성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그런 면에서 ‘노트르담 드 파리는 이 모든 정석을 그대로 따른다.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노트르담 드 파리(연출 질 마으)는 15세기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괴물이라 손가락질 받는 꼽추 콰지모도, 욕망의 주교 프롤로, 근위대장 페뷔스의 집시 에스메랄다의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대사가 없다는 게 특징인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 뮤지컬의 모범답안답게 한 편의 오페라처럼 모든 장면이 노래로 구성했다. 시와 같은 아름다운 가사와 다채로운 악기가 어우러져 서정적인 멜로디를 형성하고 배우들의 풍부한 감정과 가창력은 극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수십 명의 앙상블 군단이 선보이는 액션을 비롯해 아크로바틱, 브레이크댄스 등 격렬한 안무들은 서정적인 멜로디와 또 다른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묘기와도 같은 안무들은 절로 놀라움을 자아낸다.
반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첫 한국판 버전으로 선보이는 만큼 대대적인 변화가 눈에 띈다. 지난 9일 개막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이미 한국에서는 영화를 통해 국민적인 사랑을 받아온 명작이라 개막 전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미국 남북전쟁과 전후 재건을 배경으로 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여주인공 스칼렛 오하라(바다, 서현)가 한 시대를 헤쳐 가는 이야기 속에 전쟁과 사랑, 자유 등을 그린 12년에 걸친 대서사시. 작품 자체가 가진 아우라를 바탕으로 바다‧주진모‧서현‧마이클리 등 신구 조화가 눈길을 끄는 라인업, 웅장한 세트와 눈이 부신 의상들, 고난이도 음악과 현란한 무대가 그야말로 매혹적이다.
다만 한국 정서에 맞도록 재구성 되다 보니 곳곳에 낯선 장치들이 눈에 들어온다. 장대한 이야기를 최대한 압축해 2시간 20분의 무대에 표현하다보니 예상치 못한 불협화음이 생겨난 것. 남북전쟁을 비롯해 전쟁, 무도회 등 화려한 명장면들이 가득하지만 부자연스러운 구성으로 인해 원작의 감동을 넘지는 못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어찌보면 이는 프랑스와 한국 사이의 먼 문화적 간격을 좁히기 위한 당연한 진통과도 같다. 현재까지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원작자와의 논의를 통해 계속 수정 작업을 진행 중이며 빠른 속도로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무대 구성상의 난관일 뿐, 배우들의 역량을 비롯한 이 외의 것들은 이미 검증된 상황이기 때문에 작은 보완만으로도 판은 바뀌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업계의 다양한 평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노르르담 드 파리를 필두로 한 프랑스 뮤지컬의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새로운 도전과 ‘검증된 고전이라는 두 작품의 서로 다른 에너지가 국내 뮤지컬 시장에 새로운 파란을 일으키고 있음은 분명하다.
한편,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내달 15일까지 ‘예술에 전당에서, ‘노트르담 드 파리는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각각 공연된다.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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