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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울고 웃는 이 남자들 좀 보소”…‘쎄시봉’ 정우 ‘오늘의 연애’ 이승기
입력 2015-01-27 09:43 
[MBN스타 여수정 기자] 훈훈한 비주얼에 고운 심성을 지닌 두 남자가 그 놈의 ‘사랑 때문에 울고 웃으며 관객을 들었다놨다한다. 이는 영화 ‘오늘의 연애 이승기와 ‘쎄시봉 정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가수이자 배우이자 예능인인 이승기는 ‘오늘의 연애를 통해 스크린 신고식을 치렀다. 이미 다양한 작품에서 꽤 안정적인 연기를 보였기에 이번에도 관객의 기대치는 높았고, 개봉과 동시에 많은 사랑을 받아 6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빠른 관객몰이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준수를 제대로 스크린에 담은 이승기의 노력이 가상하다.

극에서 그가 맡은 준수는 훈훈하지 그지없는 초등학교 교사다. 그러나 오직 사랑엔 늘 2% 부족한 면모로 패배하는 인물이다. 100일도 못가 여자친구들에게 차이지만 그의 곁엔 아름다운 절친 현우(문채원 분)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우정이란 이름으로 사랑을 속이며 서로를 친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사이로 유지하고 있다. 이 모습이 이 시대의 ‘썸남썸녀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켜 영화는 제대로 통(通)하고 있다.

특히 이승기의 진가는 현우에 대한 마음을 확신하고 고백하는 장면에서 발휘된다. 함께 술집에 앉아 달콤한 입맞춤으로 관계를 확인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지만, 상황과 분위기 등은 공감백배다. 거기에 찌질하고 사랑의 패배자 같지만 엘리베이터를 사이에 두고 눈물로 고백하는 모습은 사랑에 울고 웃는 준수를 가장 잘 표현해냈다.

하지만 준수는 엄친아 느낌이 강한 이승기의 틀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우선 초등학생 교사라는 준수한 직업과 더 준수한 외모가 이미 대중들에 굳혀진 이승기의 엘리트다움을 유지시킨다. 100% 공감되는 상황과 분위기라도 ‘이승기=준수라는 이미지가 각인된 듯해 자연스럽지만 못내 아쉽다. 정말 이승기스러운 열연이 좋았지만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할 정도의 ‘한 방은 미치지 못한 듯 싶다.

정우 역시 사랑에 울고 웃는다. 그것도 매우 격하게. 그는 ‘쎄시봉을 통해 2013년 ‘붉은가족 후 오랜 만에 스크린을 찾았다. 극에서 맡은 배역은 젊은 오근태로, 민자영(한효주 분)을 향한 순정남이기도 하다.

이미 정우의 연기는 일찌감치 ‘바람을 통해 검증됐다. 게다가 ‘응답하라 1994 ‘최고다 이순신 등으로 대중성까지 잡았고, 재치에 매너까지 겸비한 매력남으로 거듭났다. 이 때부터 인기는 날로 치솟았고 소화하기 어려울 수 있는 복고 작품에서도 눈에 띄는 존재감으로 사랑받았다. 때문에 ‘응답하라 1994에 이은 또 다른 복고 ‘쎄시봉의 출연은 단연 호기심을 자극했다.

정우를 향한 호기심은 만족으로 이어졌고 사랑에 슬픔, 행복, 분노, 고마움 등 다양한 감정을 담은 그의 연기가 역시 정우”라는 감탄사를 이끌어 낸다. 어떤 장면에선 웃기고 어떤 장면에선 보는 이까지 훌쩍거리게 만드는 그의 연기는 마술과도 같다.

특히 첫눈에 반한 자영에게 어필하는 모습은 촌스럽지만 귀여워 눈이 간다. 좋아하는 여자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같기에 최고만을 보여주고 싶어 안달난 정우의 노력은 자영의 마음을 훔치기에 충분했고, 박수 받아 마땅하다. 비 오는 날, 자신의 어깨가 다 젖어도 자영에겐 한 방울의 빗방울도 용납하지 않을 것 같은 근태의 사심이 관객에게 오롯이 전해진다.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라는 노래 가사처럼 자영을 위해 희생하고 표현하는 근태는 남자가 사랑할 때 어떤지를 정확하게 보여준다. 기쁨도 잠시. 사랑하는 이를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야 되는 상황에 처한 근태는 뜨거운 눈물을 쏟아내는데, 애써 슬픔을 참는 듯 강인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이내 복받친 감정으로 인해 오열하다 못해 숨 넘어갈 듯 우는 장면은 모두를 울리고도 남는다.

김윤석, 김희애, 장현성 등 쟁쟁한 선배들이 뒤이어 등장해도 정우의 눈물 연기가 으뜸이었기에, ‘쎄시봉 명장면으로 남을 것이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 사진=MBN스타 DB,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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