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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PD의 위기관리론…시청자와 눈높이를 맞춰라
입력 2015-01-27 09:37 
사진=삼시세끼 어촌편 방송 캡처
[MBN스타 유지혜 기자] 나영석 PD가 tvN ‘삼시세끼-어촌편으로 위기에도 강한 PD로 거듭났다.

지난 23일 ‘삼시세끼-어촌편은 배우 이서진-옥택연이 강원도 정선에서 농사를 짓는 것만으로도 웃음을 준 ‘삼시세끼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이라는 점으로 기대를 모았다. 라인업도 톱 배우 차승원, 유해진, 장근석으로 면면이 화려했다. 제작발표회의 하이라이트부터 빵 터지는 웃음에 예감이 좋았다. 하지만 첫 방송 불과 며칠 전에 그만 큰 위기를 맞고 말았다.

출연진의 막내를 맡으며 잡부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고 나영석 PD와 차승원, 유해진의 칭찬을 온몸으로 받던 장근석이 탈세 논란에 휩싸이게 된 것. 장근석 측은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했으나 이미 수세에 몰린 후였다.

결국 ‘삼시세끼-어촌편은 장근석의 하차를 선언했다. 제작진은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말로 장근석의 하차 이유를 설명하며, 그의 촬영분을 최대한 편집하겠다고 시청자들에 약속했다. 이를 위해 첫 방송도 16일에서 23일로 일주일이나 늦췄다. 많은 이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냈지만, 이가 무색할 정도로 ‘삼시세끼-어촌편은 첫 방송에서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삼시세끼-어촌편은 케이블 방송사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를 치른 셈이다. 이로써 나영석 PD는 그의 예능 인생 최대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 위기관리에도 능한 PD로 능력을 입증 받은 것이다. 이는 나영석 PD가 철저하게 시청자의 눈으로 프로그램을 바라보고 제작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나영석 PD는 일단 빠른 장근석의 하차를 결정했다. 장근석에 대한 탈세 논란이 일고, 불과 3일 만에 장근석 측과 협의 끝에 하차로 가닥을 잡고, 날짜를 미루면서까지 전면 재편집에 돌입했다. 이는 해외 팬층이 두터운 장근석과 함께 보장된 콘텐츠 해외 판매를 포기한 선택이라 많은 이들로부터 눈길을 끌었다.

또한 지난 ‘삼시세끼-어촌편 1회에서는 장근석의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편집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근석의 합류를 모르는 사람들은 차승원과 유해진만 만재도로 떠난 것으로 오해할 만큼의 편집이었다. 이 때문에 스토리 라인이 숨차게 흘렀고, 줌인해서 화면을 잘라낸 듯 화질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제작진은 스토리라이인의 속도감 등에서 다소 하자가 있더라도 일단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모두 제거해 만족성을 높였다.


나 PD는 장근석의 편집 과정에서 ‘삼시세끼-어촌편의 콘셉트 자체를 바꿨다. 단순히 장근석 부분을 없애는 게 아닌, 애초 ‘삼형제로 그려졌던 이들의 모습을 차승원과 유해진의 ‘노부부 모습으로 변모시켰다. 완벽하게 편집본 하나를 새로 만든 셈인데, 이 또한 시청자들에 신선한 재미를 주면서 차승원과 유해진 두 명으로도 ‘삼시세끼-어촌편이 유지될 정도로 재밌었다는 극찬을 이끌어냈다.

이런 과정에서 나영석 PD가 항상 재밌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비법으로 꼽은 ‘시청자와 눈높이를 같이 한다는 모토와 일맥상통하는 결정들이 뒤따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수익이나 우려를 신경 쓰지 않고, 새로운 편집본을 탄생시키면서까지 나영석 PD는 시청자들이 원하는 옵션들을 빠르게 선택한 감각이 위기를 헤쳐나간 가장 큰 원동력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청자들과 호흡한다는 것은 다른 말이 아니다. 어떤 선택을 시청자들이 원하는지 간파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작품에 녹여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올바른 시청자들과의 호흡이다. 나영석 PD가 보여준 선택들은 혹자에게는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분명 나영석 PD가 선택한 장근석의 하차와 통편집은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원하던 방향이었다. 여론을 정확히 알고, 이를 용기 있게 수용할 수 있는 면모가 나영석 PD의 위기 관리 대처법이었다. 이번 위기를 잘 이겨낸 나영석 PD에게는 또 다시 ‘손호준 겹치기 논란 등의 몇 가지 위기가 기다리고 있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모습으로 매끄럽게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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