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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감독님, ‘2-1’ 아니어도 즐거우시죠?
입력 2015-01-27 06:01 
한국 선수들이 26일 이라크를 2-0으로 이기며 아시안컵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호주 시드니)=AFPBBNews=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해 12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흥미로운 발언을 했다. 1-0보다 2-1 스코어가 더 좋다.” 뜬금없고 난데없는 이야기지만 그의 축구철학이 담긴 이야기였다.
같은 1골차 승리지만 1-0보다 2-1이 더 좋은 이유로 공격적인 축구 선호와 함께 ‘팀워크를 들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포인트는 1실점을 했다는 것이다. 축구선수도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서로 감싸주면서 힘을 모아 승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스코어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비난이 쏟아진 특정 선수를 선발한 것에 대한 그의 지론을 밝힌 것이다. 과거의 부진은 말 그대로 과거일 뿐이라면서, 더욱 인간적인 스코어답게 팀이 하나로 뭉치기를 희망했다.
공교롭게 슈틸리케 감독은 그 좋아하는 스코어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붉은 악마의 지휘봉을 잡은 4개월 동안 총 10경기를 치렀는데, 2-1로 이긴 경기는 없었다. 1-0 스코어와 2-0 스코어가 4번씩으로 가장 많았다.
그런데 이제 슈틸리케 감독의 취향을 바꿔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의 생각과 색깔은 한국축구에 확실히 뿌리내렸고 서서히 물들고 있다. 공격 지향적인 전술은 추구하고 있으며, 팀도 톱니바퀴처럼 맞춰지고 있다. 실점하지 않아도, 무실점으로도 충분히 끈끈한 팀워크를 엿볼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지휘 아래, 나날이 성장하는 게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준결승 이라크전은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들어 가장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상대를 압도했다. 완벽히 맞아떨어진 공략법도 있으나 하나의 팀으로 완벽하게 맞춰 움직였기에 가능했다.
쉴 새 없이 뛰었다. 나흘 전 120분 혈투를 치러 체력이 고갈됐다. 누군가는 근육 경련을 일으키기도 했다. 푹 쉬었다고 해도 완전히 회복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발을 더 뛰었고 몸을 아끼지 않았다. 협력이자 희생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표현대로 경험 부족에 따른 실수도 있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서로를 보담아주고 감싸줬다. 그렇게 서로 힘이 되어갔다.
1-0으로 앞서다 동점골을 허용한 뒤 결승골을 넣어 승리한다면 더욱 짜릿할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이야기대로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고 승리를 쟁취했다는 ‘스토리도 있다. 그러나 지금 걷고 있는 태극전사에게 그런 무대장치를 ‘굳이 설치할 필요는 없다. 알아서 잘 하고 있다. 이미 그 변화를 우린 지켜보고 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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