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휴대폰 문자 오타` 백스페이스 없이 고친다
입력 2015-01-25 15:39 

설마 회사를 차리게 될 줄은 몰랐다. 그냥 휴대폰 문자를 보낼 때 오타가 나면 백스페이스를 눌러 고치는 게 너무 싫었다. 그래서 김민철 큐키 대표는 백스페이스 없이 글자를 고치는 프로그램을 KAIST 동기인 조상희 최고기술책임자(CTO)와 같이 재미로 만들었고, 변리사 친구와 같이 특허를 등록했다. 이후 기술을 팔기 위해 유튜브에 프로그램 소개 동영상을 올렸다.
그런데 대학 선배이자 전문 엘젤투자가 1호인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가 동영상을 보더니 "이런 기술로 회사 차릴 생각은 안 하고 기술 팔 생각만 하느냐”며 호통을 쳤다. 이를 계기로 2013년 9월 3명의 친구는 회사를 시작했다. 회사 설립 한 달 만에 중소기업청의 '글로벌시장형 창업 연구개발(R&D)사업'에 선정됐고, 엔젤투자자인 프라이머의 투자를 받는 등 큐키는 곧바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5월에는 일본 1세대 IT기업 산텍으로부터 전략적 투자 유치에 성공해 일본 시장 진출 판로를 마련했다.
김 대표는 "글자 입력이 불편할수록 큐키에는 유리한데 일본어는 히라가나를 한자로 변환해서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편리한 문자입력 키보드 프로그램 하나가 1만5000원에 팔린다”며 일본 시장 전망이 밝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어떤 키보드에도 적용할 수 있는 오타 수정 프로그램을 만들어 전세계 모바일 기기에 탑재하는 게 궁극적 목표”라며 "일본을 시작으로 글자 입력이 까다로운 중국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립한 지 1년 반밖에 안 됐지만 큐키는 탄탄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 5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일본에서도 2개의 특허를 등록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스마트폰 키보드를 개발해 삼성과 구글에서 로열티를 받는 '스와이프'라는 회사가 2010년 1억250만달러에 인수됐을 정도로 키보드 프로그램은 가치가 있다”며 "기술력을 갖춰 큐키의 오타 수정 프로그램도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큐키가 개발한 오타 수정 프로그램은 번거롭게 백스페이스를 누를 필요 없이 손가락을 화면에 댄 후 아래로 움직이는 동작만으로 손쉽게 오타를 수정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안뇽하세요'라고 잘못 썼을 경우 한 칸 뒤에 '녕'만 입력하면 오타인 '뇽'이 자동으로 '녕'으로 바뀌는 식이다.
김 대표는 "기존에도 오타 수정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대부분 사전을 기반으로 해 맞춤법이 틀린 유행어나 비속어를 사용자가 원하지 않아도 고쳐버리는 문제점이 있었다”며 "큐키가 개발한 오타 수정 프로그램은 사전이 아니라 패턴을 기반으로 해 문제점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휴대폰으로 글을 작성할 때 오타 포함 문장을 작성하는 일이 일반 키보드의 경우 39%, 천지인 키보드의 경우 35%에 달한다. 하지만 큐키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문자 입력 시간을 평균 12%까지 줄일 수 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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