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민연금이 지난해 지분 10% 이상 사들인 23개 종목 살펴보니
입력 2015-01-18 18:40 
국민연금은 역시 ‘큰손이었다.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이 지분을 10% 이상 보유한 종목들은 시장 대비 평균 8%포인트 이상 높은 성과를 냈다. 국민연금이 지분율을 높인 종목들은 헬스케어와 중국 소비 관련주들이 많았다. 국내 증시 수급에서 연금의 힘이 상당한 만큼, 일반 투자자들도 연금의 매매 종목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지적이다.
1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지분 10% 이상 보유종목은 2013년 말 41개에서 2014년 말 기준 54개로 1년 사이 13개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말 기준 10% 이상 보유 종목 가운데 지난해 10개 종목의 지분을 10% 미만으로 줄였고 추가로 23개 종목의 지분율을 10% 이상으로 높였다.
54개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4.0%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4.8%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은 시장 대비 8.8%포인트 높은 수익을 낸 셈이다. 국내 증시에서 연금의 ‘수급 파워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특히 국민연금이 지난해 지분율을 10% 이상으로 늘린 23개 종목의 평균 주가등락률은 5.6%로 성과가 좋았다. 그렇다면 연금이 지난해 유망 주식으로 새롭게 매수한 종목은 뭘까.
국민연금의 지분 10% 이상 신규 취득 23개 종목 가운데 헬스케어와 중국소비주가 눈에 띄었다. 동아에스티·종근당·한미약품·SK케미칼·서흥 등이 헬스케어, CJ CGV·CJ오쇼핑·호텔신라 등이 중국 소비 관련주였다. 인터넷 및 모바일 대장주인 네이버도 포함됐다.

헬스케어·중국 소비·모바일은 최근 국내 금융투자시장에서 구조적 신성장 산업으로 손꼽히고 있는 업종이다. 메리츠 에셋플러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등 지난해 운용 성과가 좋았던 운용사들도 대부분 이 업종들 관련주를 포트폴리오에 많이 담고 있다.
존 리 메리츠운용 사장은 한국은 이제 바이오·정보통신·금융 등 서비스 산업에서 새로운 먹거리가 나타날 것인 만큼 이런 분야로 투자자들이 관심을 옮겨야 한다”며 연금 자산의 주식시장 유입 여력이 크다는 점은 한국 증시에 있어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팜스코 LG디스플레이 SK가스 현대그린푸드 KCC BS금융지주 현대위아 LS산전 등 종목도 지난해 연말 기준 국민연금의 보유 비중이 10%를 넘어섰다.
반면 국민연금은 이수페타시스(5.57%), 에스엠(5.15%), 한국콜마(9.58%), LF(8.45%), NHN엔터테인먼트(9.69%) 등 종목은 지난해 보유 비중을 10% 미만으로 낮췄다. KH바텍은 아예 지분율을 5% 미만으로 확 낮췄다.
물론 국민연금이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모든 종목이 오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연금의 주요 보유 종목 가운데 제일기획 LS 디와이 유니퀘스트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은 지난해 30% 넘게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연기금의 증시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만큼 매매 종목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국민연금은 매 분기 다음달 10일까지 5% 이상 보유 종목에 대해 지분 변동 내역을 공시하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5% 이상 종목인 가운데 순이익이 안정적인 반면 배당성향이 낮은 종목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연금이 이 기업들에 우선적으로 배당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고, 실제 배당이 확대될 경우 추가 지분 취득도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노아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배당 관련 주주권 행사가 강해질 것인 만큼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종목 중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5% 이상이고 배당 성향이 낮으면서 안정적인 순이익을 내는 종목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초 기준 삼성화재 아모레퍼시픽 KT&G 기업은행 현대제철 코리안리 삼성정밀화학 등이 이 같은 조건에 해당된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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