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술금융 독려 덕에…
입력 2015-01-14 17:25  | 수정 2015-01-14 23:44
작년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이 33조5132억원이나 늘어나며 6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주요 은행들이 수익원 확보 차원에서 중기에 대한 영업을 적극적으로 벌인 데다 기술금융 장려 정책까지 맞물리면서 큰 폭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자칫 과열 경쟁이 1~2년 후 부실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말 은행권 중기 대출잔액은 506조8664억원으로 재작년 말에 비해 33조5132억원 증가했다. 이는 2008년 44조9819억원 증가한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작년 증가폭(26조5767억원)보다는 26%나 확대된 것이다. 특히 작년에는 중기 여신의 전통적 강자인 IBK기업은행 외에도 외환 산업 등 상대적으로 기존 실적이 크지 않았던 은행들도 적극적으로 대출영업에 나섰다.
기업은행은 작년에 중기 대출잔액을 7조6838억원 늘리며 증가폭 면에서 시중은행 중 1위를 차지했고 신한은행(4조8180억원)과 NH농협은행(4조3923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4위를 기록한 산업은행 증가폭은 3조5805억원이었는데 이는 2013년 증가폭 대비 6.3배에 달하는 수치다.
작년 중기 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저금리와 대기업 부실로 곤혹을 치른 은행들이 수익원으로 중기를 주목해 관련 영업을 독려했기 때문이다. 또 작년 8월 이후 정부가 재무제표·담보 위주 대출 관행으로 대표되는 금융보신주의를 타파하겠다고 나서고 기술금융을 장려하는 등 중기 여신에 적극성을 보이면서 은행권 영업현장도 분주히 움직였다.

하지만 과열 경쟁과 이에 따른 부실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A은행 중기 대출 관계자는 작년 영업점에 점유율 확대를 위해 중기 대출 실적을 높이라는 독려가 많았다”며 거래처를 빼앗아 오기 위해 너무 낮은 금리를 제시할 정도로 과열 경쟁 양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동화 IBK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작년 중소기업 경기에 비해 관련 대출이 너무 빠르게 늘었다”며 과열 경쟁 염려가 나올 정도로 공격적으로 중기 대출영업을 벌이다가는 1~2년 후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도 유망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차원에서 은행들이 기술금융에 적극 나서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기술신용평가에 기반을 둔 은행 대출은 3만2100건(20조원) 정도로 예상된다”고 14일 말했다. 이형주 금융위 산업금융과장은 기술신용평가 기반 대출이 늘어난 은행에는 파격적 인센티브를 제공해 기술력이 우수한 창업 기업이 신용대출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작년 기술신용평가 기반 대출로 총 1만4413개 기업이 8조900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는 당초 전망치 대비 2배에 달한 것이다.
[김규식 기자 /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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