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디지텍시스템스, 매각 무산에서 상장폐지까지
입력 2015-01-14 16:41  | 수정 2015-01-14 17:21

디지텍시스템스가 끝내 상장폐지로 내몰렸다.
14일 주식시장에 따르면 디지텍시스템스는 20일까지 정리매매 기간을 거쳐 오는 21일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디지텍시스템스는 최근 국내 투자회사인 원솔루션파트너스와 동종업체인 엔앤티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원솔루션-엔앤티 컨소시엄(원솔루션 컨소시엄)과 인수·합병(M&A)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사회생이 유력시 됐지만 원솔루션 컨소시엄이 인수대금 마련에 실패하면서 매각이 무산됐다.
당초 원솔루션 컨소시엄은 디지텍시스템스의 상장폐지 심사 전까지 잔금을 납입해 상장사 지위를 유지하고 회사를 추스를 방침이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초 인수자측이 금융권 대출을 통해 인수대금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이 계획에 문제가 생기면서 자금조달에 차질이 빚어졌다”면서 "매각자측이 수차례 마감 시한을 연기하는 등 거래가 성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계속기업가치가 '0원'이고 청산가치가 365억원으로 청산이 불가피했던 디지텍시스템스는 지난해 4월 법정관리에 돌입한 후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통한 기업 정상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매각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6월부터 3차례에 걸쳐 매각공고를 낸 끝에 원솔루션 컨소시엄이 입찰에 들어와 지난해 10월 본계약까지 체결했지만 잔금 납입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우려가 증폭됐다.
결국 디지텍시스템스는 지난해 12월 원솔루션 파트너스와의 계약을 해제하고 재매각에 나섰지만 인수하겠다고 나선 투자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디지텍시스템을 인수할 수 있는 후보자는 당시에도 원솔루션 컨소시엄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회사가 재매각에 나선 것도 원솔루션 파트너스가 자금을 모을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조치였다는 말이 나온다.
디지텍시스템스는 향후 기업 청산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원솔루션 컨소시엄이 디지텍시스템스 인수를 시도하면서 내걸었던 주요 조건 중 하나가 상장사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상장폐지 이후에도 인수에 나설지는 의문이다.
200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디지텍시스템스는 한때 국내 터치스크린패널(TSP)업계에서 1위를 수성했던 탄탄한 기업이었지만 2012년 기업사냥꾼이 경영권을 장악하고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하면서 재무상황이 급격히 나빠졌다. 디지텍시스템스는 지난해 2월부터 주식매매 거래가 정지된 상황이었다.
[매경닷컴 전경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