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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훔방’ 배급사 리틀빅픽쳐스 대표, 스크린 독식 비판…사임 선언
입력 2015-01-14 16:01 
[MBN스타 박정선 기자]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하 ‘개훔방)을 제작·배급한 엄용훈 대표가 배급사 리틀빅피쳐스의 대표직 사임을 선언했다.

엄용훈 대표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형 배급사의 스크린 독식을 비판하며 ‘개훔방 개봉 이후 겪은 어려움을 밝히는 장문의 글을 올리고 리틀빅픽쳐스 대표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엄 대표는 저는 이제 그 동안 한국 영화산업의 불합리한 환경을 개선하여 건강하고 공정한 경쟁관계를 조성해 보자는 취지로 제작자들이 모여 2013년 6월에 설립하여 1년 반 동안 무보수로 대표직을 수행해 왔던 한국영화 배급사 리틀빅픽처스의 대표직에서 모든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다”라며 지난해 설립작으로 배급한 영화 ‘소녀괴담의 작은 성공이 있었지만, 영화 ‘카트에 이어 ‘개훔방의 흥행 실패는 오로지 저의 무능함이었음을 통감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아울러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 서울영상진흥위원회 부위원장 등 영화와 관련한 대외적인 역할을 수행하던 모든 직을 내려놓고 영화 제작자로서의 본분만 지켜나갈 것”이라며 ‘개훔방의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위해 꺼져가는 불씨를 조금이라도 유지시켜 보자는 심정으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엄 대표는 ‘개훔방은 지난해 12월31일 언론 및 시사회 관객의 호평과 응원을 받으면서 많은 기대를 안고 개봉을 했지만, 연말연시라는 가장 치열한 박스 경쟁 시기에서 정상적인 수준의 1/3 정도의 개봉관 밖에 확보하지 못하고, 그나마 받은 상영관은 조조 시간대와 심야 시간대가 주를 이루는 등 가족영화 장르로서는 매우 치명적이고 안타까운 상항에서 개봉을 시작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엄 대표는 개봉시기와 관련해 불가피한 이유는 이 영화의 원작 판권 구매시 계약 만료기간을 넘기면서 연장 조건으로 합의한 2014년 12월31일까지는 개봉을 해야 하는 조건이 있었기에 필사적으로 개봉일을 맞추고자 작업을 해 온지라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었다. 저도 사실 어려움이 만만치 않으리라 짐작했었지만, 영화의 힘과 우리의 진정성으로 도전한다면 큰 성공은 못하더라도 손해는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기대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개봉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엄 대표는 생각해보면 저는 많은 분들께 크나큰 죄를 지었다. 첫째, ‘개훔방 제작자로서 관객 여러분께는 영화를 골라볼 수 있게 한다는 현재의 멀티플렉스 시스템에서도 불구하고 먼 길을 찾아다니면서 보게 해야 하는 불편과 수고를 끼치고 말았다. 둘째, 그 동안 함께 고생했던 수많은 스텝과 배우 분들에게 실패한 작품에 참여하게 했다는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셋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던 이 작품에 용기와 응원의 마음으로 투자를 결정해 주셨던 투자자에게 경제적으로 큰 손실과 큰 시름을 겪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글을 통해 영화를 제작한 부덕한 제작자로서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면서 영화인으로서 함께 작업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평생의 영광으로 삼아야 할 김혜자 선생님께 너무 많은 폐를 끼친 것이 가장 안타깝고 죄송스러울 따름이다. 이 모든 분들께 진 그 은혜와 폐 끼침에 대해 평생 동안 잊지 않고 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사라진 아빠와 집을 되찾기 위해 개를 훔치려는 열살 소녀의 기상천외한 도둑질을 그린 휴먼코미디로 지난해 12월31일 개봉했으나 상영관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까지 22만 여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최근에는 관객들이 상영관 확보를 위해 서명운동에 나서는가 하면 영화인 등의 자발적 대관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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