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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방송과 SNS’②] 명불허전 ‘드라마 패러디 영상’을 만드는 사람들
입력 2015-01-13 15:17 
사진 제공=CJ E&M
[MBN스타 유지혜 기자] OCN은 브로맨스나 19금 아이템으로 프로그램 홍보 영상을 만들어 특히 화제가 많이 되고 있다.

구랍 13일 종영한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은 형사와 세 명의 수감자가 더 나쁜 악당 일행을 소탕하기 위해 나선다는 내용의 액션드라마다. 로맨스는 쏙 빼고, 잔인하리만치 강력한 액션과 남자들의 의리가 쌓여가는 과정이 잘 담겨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드라마만큼 화제가 된 영상이 있다. 극중 이정문을 맡은 박해진을 두고, 박웅철 역의 마동석과 정태수 역의 조동혁이 서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내용의 홍보 영상이다. ‘아리따운(?) 이정문을 아련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정태수나 이정문을 위해 몸을 아끼며 내가 지킨다”고 외치는 박웅철의 모습은 흡사 퀴어 영화 광고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이 영상의 제작자가 무려 OCN 전담 마케팅팀이라는 사실이 더욱 보는 이를 놀라게 한다.

OCN 전담 마케팅팀은 이처럼 ‘패기 넘치는 홍보 영상과 게시물을 공식 SNS 페이지에 게재해 화제를 이루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명불허전 게이씨엔이라는 별명까지 부여받았다. 이들이 제작한 게시물로 인해 프로그램이 검색어 순위에 오른 적도 여러 차례다. 별명이 생길 정도로 명확한 정체성을 가진 OCN이야말로 SNS 홍보의 가장 성공적인 예라고 들 수 있겠다.

OCN 전담 마케팅팀은 MBN스타에 OCN SNS를 한 사람이 다 관리하기에는 양이 많아 세 명의 마케터가 함께 한다”며 세 명의 마케터들의 성격이 워낙 달라서 게시물에도 그 성격이 드러난다. 말투부터 게시물의 성격까지 다를 정도다. 그래서 트친(트위터 친구)나 페친(페이스북 친구)님들이 ‘씨엔(OCN)이 다중인격 아니냐고 놀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새로 시작하는 프로그램이 있거나 OCN 오리지널 드라마의 경우 매주 마케터들이 모여 우리 프로그램을 알리기 위해 어떤 방법을 쓸까 고민한다”며 이 회의에는 마케터와 함께 ‘금손을 갖고 계신 브랜드 디자이너 PD들도 함께 참석한다. 저희가 정말 무자비하게 던지는 아이디어들을 멋진 영상으로 만들어주시는 분들”이라고 제작 과정을 공개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SNS나 각종 커뮤니티에서 누리꾼들이 사용하는 것들을 참고하기도 한다. 그래서 담당자들은 마케터들 모두 밥 먹는 시간에도 화장실을 가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스마트폰 중독자들”이라고 직업병을 전하며 가끔 늦은 밤 혹은 주말에 기상천외한 해쉬태그를 한 게시물들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것은 마케터로서가 아닌 OCN 시청자의 마음으로 정말 재미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어서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끔 ‘이것 너무 센 것 아닌가하는 의아함이 들 정도로 수위를 넘나드는 게시물이 보이기도 한다. 이에 대해 마케팅 담당자들은 게시물의 수위를 정하는 것은 SNS를 관리하는 마케터의 권한이자 책임이다. 방송법처럼 규칙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각 마케터들이 내가 시청자이자 누리꾼 입장에서 글을 봤을 때 기분이 어떨 것인가를 고려해서 수위를 정하고 있다. 큰 이슈가 있거나 중요한 사항은 선배 마케터 분이 방향을 내려주실 때도 있다”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특히 앞서 언급한 것처럼 동성애 코드를 접합하거나 19금 요소를 삽입하는 등 메인컬처 아이템이 아닌 서브컬처 콘셉트를 주로 들고 오는 이유에 대해서는 서브컬처 콘셉트를 녹인 게시물들이 평범한 게시물들에 비해 누리꾼에게 더 많이 도달되고 반응도 더 많이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이런 반응을 보고 담당 마케터들은 ‘우리가 올린 글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봤어라고 희열을 느낀다”며 OCN의 SNS 게시물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하는 마음에 서브컬처 콘셉트를 선을 넘지 않은 선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해당 영상 캡처

그렇다면 OCN 마케팅팀이 직접 꼽는 ‘기억에 남는 홍보물은 어떤 게 있을까. 이들은 굉장히 남성적인 ‘나쁜 녀석들을 좀 더 다양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만든 브로맨스 영상이나 순정마초 영상들에 달린 댓글을 보면서 뿌듯했다”고 회상했다.

또한 이들은 ‘나쁜 녀석들 본방송이 끝나고 SNS에 바로 노출되는 구간 클립에 대한 반응을 볼 때도 뿌듯하다. ‘그냥 드라마의 일부분을 잘라서 올리는 거 아니야? 라고 하실 수 있겠지만, 실제로 엄청난 시간을 쏟고 있다. 구간을 선택할 때도 어떤 장면이 방송이 끝나고 화제가 될까 고민하고, 올릴 때도 몇 시에 그리고 어떤 글과 함께 올려야 사람들이 더 볼까 고민한다”며 반응이 좋을 때에는 신이 나서 스스로 자처해 야근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독특한 아이디어와 기상천외한 게시물들로 대중들과의 교감을 이루고자 밤낮으로 노력한 마케팅팀 덕분에 OCN은 대중들에 한층 가까워질 수 있게 됐다. 이처럼 SNS 홍보는 그저 단순히 영상 클립을 게재하는 게 아닌, 콘텐츠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큐레이팅 과정을 통해 더욱 다양한 대중들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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