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신동주 해임에 꿈틀거리는 롯데 주가…진실은?
입력 2015-01-13 14:07  | 수정 2015-01-13 14:26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 내 모든 임원직에서 해임된 가운데 그가 지분을 보유한 한국 롯데그룹의 계열사 주가가 연일 오름세를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우하향 곡선을 그리던 롯데제과 주가가 이달 7일부터 4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미 주당 주가가 100만원을 훌쩍 넘는 '황제주' 롯데제과는 지난 12일 전거래일대비 2% 이상 올라 179만3000원을 찍었다.
롯데칠성 역시 지난 9일과 12일 각각 전거래일 대비 2.08%, 2.16% 올라 주당 160만원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말부터 올초 140만원대에 머무르고 있던 롯데칠성 주가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해임 소식이 전해진 후 7일 무려 7.19% 급등하며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롯데푸드의 경우 지난 연말 주당 60만원선이 깨진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최근 상승 반전에 성공, 58만원대까지 회복했다.

그 동안 재계에서는 롯데 후계 구도를 두고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 롯데를 이어받는 것으로 예상해 왔다. 하지만 지분율로만 보면 두 형제 사이 큰 차이가 나지 않아 후계 구도를 쉽게 가늠하기가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실제 롯데제과 지분율은 신동빈 5.34%-신동주 3.92%, 롯데칠성은 신동빈 5.71%-신동주 2.83%로 2% 안팎의 차이가 난다. 롯데푸드는 두 형제 모두 1.96%씩 보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경영권을 잃은 신 전 부회장이 동생인 신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싸움에 나설 경우 계열사들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과거 대기업들의 경영권 분쟁시 해당 기업의 주가는 대체로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최근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꿈틀거리는 이유 역시 후계구도 재편 과정을 염두에 둔 투자심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현재 롯데제과나 롯데칠성, 롯데푸드 등의 주가가 상승할 특별한 소재는 없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타는 것은 롯데그룹의 2세 경영구도 재편 가능성에 대해 투자자들이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그 동안 베일에만 가려져 왔던 롯데그룹 승계구도에서 장남인 신 전 부회장의 임원직 해임건은 큰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투자자들은 롯데그룹의 후계구도 재편을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의 2세 승계 작업이 본격화될 경우 지분 정리가 이뤄지면 주목해야할 회사로 롯데제과를 꼽고 있다. 롯데제과는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계열사 주식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데다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 중 롯데그룹의 식품지주회사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 등의 주가가 덩달아 상승세를 타는 이유다.
일각에선 그러나 아직 신 전 부회장을 모든 임원직에서 물러나게 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진의를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섣불리 판단하는 것을 경계한다. 신 전 부회장은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롯데칠성, 롯데제과 등의 기업 실적이 향후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미리 주가에 반영된 것이란 의견도 간과하기 어렵다.
이 연구원은 "롯데그룹의 두 형제 간 지분경쟁이 그 동안 크게 이뤄진 것도 아니고 현재 없는 상황에서 섣부른 확대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며 "특히 롯데칠성의 주가가 오른 데에는 제품 가격 인상에 따라 실적이 한층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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