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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나는 자연인이다②] ‘자연인’은 어디서 찾아낼까?
입력 2015-01-13 13:11 
[MBN스타 이다원 기자] ‘대체 그 많은 자연인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종합편성채널 MBN ‘나는 자연인이다가 벌써 120회를 돌파했다. 산 속에 나홀로 사는 자연인들과 한회 한회 엮어나간 것이 꼬박 3년째다. 종편 교양 프로그램으로서 오랜 생명력을 유지하는 것도 놀랍지만, 대한민국에 이렇게나 많은 자연인이 살고 있다는 사실도 ‘놀랄 노자다. 시청률 5%대를 넘기며 ‘종편의 기적을 보여준 이 프로그램은 대체 어떻게 제작되는 것일까.

◇ 자연인? 직접 산에 들어가 찾는다”

역시나 발품을 팔아야 결과가 좋은 법일까. 방송에 나온 수많은 자연인은 제보가 아닌 대부분 자체 취재로 찾아낸다. 처음엔 PD들이 직접 산에 들어가서 자연인 발견에 힘을 모았다면, 이젠 면사무소, 동사무소 등 행정 자치구나 동네 이장님께 ‘혹시 산에 사는 사람 있느냐고 자문을 구해 소재를 파악한다. 산에 살더라도 주소지는 등록해야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연출을 맡은 백봉기 PD는 제작진 가운데 한 명은 ‘30분만 산을 타면 자연인이 있다는 이장님 말만 듣고 산을 올랐다가 길을 잃어 겨우 살아난 적도 있다. 그만큼 자연인을 찾는 데엔 시간도 오래 걸리고 품도 많이 든다”며 대부분은 어떤 이유로 숨어 사는 사람도 많고 여러 사연이 있기 때문에 찾아내도 촬영을 허락 안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래서 아이템 선정에 있어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자연인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뜻밖에도 ‘나무가 유용하게 쓰인다. 산에서 땔깜은 그 어느 것보다도 중요한 재료이기 때문에 직접 땔깜을 모아오면 민감한 자연인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열 수 있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또한 외부인에 경계심이 심하기 때문에 제작진이 먼저 투입돼 정서적으로 가까워지도록 노력하기도 한다.

◇ ‘나는 자연인이다는 자연인 배출 프로그램”

그렇다면 촬영부터 방송까진 얼마나 걸릴까. 대부분 5박6일 일정으로 촬영을 진행한다. 제작진이 먼저 산 속에 들어가 자연인과 교감하면 2-3일째 되는 날 출연진이 합류한다. 출연진과 함께 하는 촬영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경과 일상을 담기 위해서다.

거진 일주일을 채워 촬영된 분량은 일주일의 편집과정을 거친다. 편집, 가편시사, 수정시사, 마스터링 등 후반작업에만 3~4일이 소요되고 방송되는 주 월요일에 최종 시사를 거쳐 수요일 마스터 테이프가 전파를 탄다. 4명의 PD가 4주씩 돌아가지만 아이템 선정, 자연인 발굴 문제가 까다로워 시간이 빠듯하다 게 이들의 전언이다.



이처럼 ‘나는 자연인이다의 큰 화두이자 숙제인 자연인, 4년째 방송을 이어온 탓에 그 수가 고갈된 건 아닐까.

그러나 백 PD는 다행히 대한민국엔 무수한 산 사람들이 살고 있다. 오히려 우리가 찾아내지 못해서 방송을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예전에 1000고지에 사는 사람들을 찾아냈다면 이젠 조금 내려와서 800고지 정도의 사람들을 촬영하고 있다. 게다가 오래 방송하다보니 그동안 이 프로그램을 보고 희망을 얻어 산으로 돌아간 사람들도 꽤 있다. 어떻게 보면 자연인을 배출한 셈이기도 하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자연에 들어가서 사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걸 직접 보면서 로망이 아닌 현실이라는 걸 깨달은 것 같다”며 자연인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 자신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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