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레드카펫’ ‘워킹걸’, 성인용품 소재 삼았지만 활용도는 천차만별
입력 2015-01-13 10:37 
[MBN스타 여수정 기자] 등장인물과 배경, 이야기 등 달라도 너무 다른 영화 ‘레드카펫과 ‘워킹걸. 두 작품은 눈에 들어날 정도로 닮은 점을 보이진 않지만, 유일하게 ‘성인용품을 소재로 삼았다는 부분이 비슷하다. 단, 이를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대한 두 작품의 차이는 천차만별이다.

지난 2014년 10월23일 개봉한 ‘레드카펫은 19금 에로영화 전문 감독의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담았다. 개봉 전 이미 ‘에로영화 전문 감독이란 자극적인 소재가 궁금증을 높였고, 소재는 분명 19금인데 어떻게 15세 관람가 등급에 맞춰 표현됐는지가 관심사였다.

여러 버전의 에로영화를 제작하는 감독이 주인공이기에 이에 걸맞은 야시시한 배경은 필수다. 이를 위해 ‘레드카펫 감독과 제작진이 선택한 장소는 모텔과 성인용품점이다. 비록 성인용품점에서의 모습은 영화에 삭제돼 아쉬움을 남겼지만, 적절한 장소와 용품의 활용이 돋보였다. 거기에 실제 에로전문 배우까지 투입돼 사실적이게 표현하려 노력했다.

바니걸로 변신한 신지수와 손병욱은 태연하게 남녀 베드신에서 필수인 공사를 언급하며 자연스럽게 19금 분위기를 형성했다. 특히 연출을 맡은 박범수 감독은 실제로 수백 편 이상의 에로영화를 연출한 장본인이다. 그래서 ‘레드카펫 속 에로영화 제작기는 자연스러웠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성인용품점에서 촬영한 장면이 삭제돼 처음으로 촬영한 장소가 성인용품 가게였다.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다”고 입을 모아 성인용품점 방문기를 언급하는 출연 배우들의 발언에 공감하지 못하는 점이다.

반대로 ‘워킹걸은 대높고 성인용품점을 주 배경으로 삼았다. 극 초반엔 보희(조여정 분)와 난희(클라라 분)의 집이 중심이었지만, 두 여자가 힘을 합친 후 성인용품점이 주 무대가 된다. 거기에 성인용품점의 편견까지 깨주려 한다.

주로 대중의 시선에서 성인용품점은 어두 깜깜하고 을씨년스럽다. 그러나 ‘워킹걸 속에선 밝고 친근하기까지 하다. 미처 몰랐던 성인기구의 대거 등장과 사용법이 적나라하게 공개돼 민망하지만, 이를 위한 배우의 갖은 노력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앞서 ‘워킹걸 제작보고회에서 정범식 감독은 민망했던 상황이 있었다”며 촬영을 위해 클라라가 진동이 오는 T팬티를 ‘빌려 달라고했다. 다음날 기구를 가지고 오더니 ‘직접 써봤다며 녹음한 것을 들려줬다”고 실감나는 연기를 위한 여배우의 노력을 밝혔다. 노력에 대한 칭찬과 달리 의도에 오해가 생겨 때 아닌 논란을 산 바 있다.

짧았던 논란과 이 시대 워킹걸에 대한 속 시원한 해결책이 아닌 뜨뜻미지근한 해결책으로 아쉬움이 많았지만, 성인용품점에 대한 문란했던 시선을 호기심과 적당한 자유로 변화시키는데 조금은 일조했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 사진=포스터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