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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금리 뚝뚝…2%대 주택대출 첫선
입력 2015-01-09 15:47  | 수정 2015-01-09 19:24
대학 교수 임 모씨(52)는 이달 초 새로 구입할 주택 자금을 빌리러 한 시중은행 상담을 받고 일단 발길을 돌렸다. 급여이체·카드실적 우대금리를 적용받아 임씨에게 적용되는 고정금리가 3.20%로 변동금리(3.23%)보다 다소 저렴했기 때문.
임씨는 변동금리가 더 낮을 줄 알았는데 고정금리가 더 저렴해 향후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한 차례 더 지켜보고 대출상품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기준금리 인하가 고정금리에 반영되는 추이를 봐서 주택 입주 시기를 정하겠다”고 전했다.
연이은 금리 인하와 함께 금융당국의 고정금리 대출 확대 정책이 겹치면서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를 밑도는 대출상품이 늘어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9일 현재 3.00% 수준인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3년 만기)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12일 2.9%대로 낮출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인 지난해 10월 기준 평균 3.31%였던 이 은행은 고정금리가 같은 해 12월 평균 3.20%로 줄어든바 있다. 9일 변동금리는 코리보 3개월물 기준 3.3%로 같은 날 고정금리보다 0.3%포인트 높다.

우리은행의 대표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우리아파트론의 9일 고정금리(5년 고정혼합)는 3.11%로 변동금리(6개월 신규 코픽스 기준·3.19%)보다 0.08%포인트 낮다. 이 은행의 고정금리는 지난해 말까지 변동금리를 꾸준히 웃돌았다가 첫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달 31일 고정금리는 3.58%로 변동금리(3.24%)보다 0.34%포인트 높았다.
통상 변동금리(코픽스 신규 취급액 6개월 기준)가 장기대출 고정금리보다 낮은 편이다. 하지만 이 차이가 줄어들고 있거나 일부 은행은 역전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2017년까지 전체 은행권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40%로 높이는 내용의 ‘가계부채 구조개선 촉진방안이 지난해 초 시행에 들어갔다. 은행들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높이기 위해 고정금리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최근 하락세를 보여온 변동금리는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 서울권 점포 여신담당 직원은 대표 변동금리 상품 최저 적용금리가 지난해 말 3.1% 수준이었는데 올 들어 3.3%로 늘었다”며 급여이체와 카드실적 등 각종 우대항목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직원은 변동금리 상품의 경우 0.26~0.29%가량의 신용보증기금 출연료가 붙는 반면 고정금리 상품은 이 출연료가 많아야 0.04% 수준이라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고정금리를 택하는 고객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KB국민은행 기준 전체 주택담보 대출에서 고정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월 말 13.6%에서 같은 해 12월 말 21.4%로 증가했다. 이 은행 역시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를 낮추고 있다. 대표 고정금리 상품인 ‘포유 5년 비거치식 대출금리 최저액은 지난달 22일 3.38%에서 이달 5일 기준 3.28%로 감소 추세다.
농협은행 역시 지난해 10월 평균 고정금리가 3.18%에서 지난달 3.14%로 줄어든 데 이어 9일 기준 대표 고정금리 상품(5년 고정형)의 금리가 3.07%(최저치 기준)다. 반면 11월까지 하락세를 보인 변동금리의 경우 9일 현재 3.54%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인하되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역전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석우 기자 /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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