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레이더M] 스팩, 합병 전 주가로 정보유출 안다?
입력 2015-01-09 13:30 

[본 기사는 1월 7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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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역대 최대 호황기를 누리고 있지만 합병 전 정보 유출에 대한 단속이 이뤄지지 못해 우려를 낳고 있다.
스팩은 합병 이전까지 주가 상승 요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상장한 스팩 일부는 상장 직후부터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끊임없는 의심을 받았다.
투자은행(IB) 업계에는 피합병법인에 대한 정보가 사전에 누설됐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퍼져 있지만 이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는 없었다.
스팩의 주가는 피합병법인과의 합병 과정에서 가격 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때문에 스팩 상장 전에 피합병법인을 정해두거나 합병 이전에 정보를 유출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지난해 상장한 미래에셋제2호스팩과 교보위드스팩 등은 상장 첫날부터 이미 피합병법인의 이름이 시장에 돌았다.
미래에셋제2호스팩은 한국콜마의 계열사인 콜마비앤에이치와 상장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상장 당일(지난해 7월 23일) 장중 2265원까지 올랐고, 합병 발표 전날에는 종가가 3100원까지 뛰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제2호스팩 상장 당일에 한국콜마 계열사와 합병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금융권 종사자로부터 전해 들었다"면서 "주가가 크게 오른 것도 시장에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통 정상적인 스팩은 상장 첫날 주가가 50~100원 내외로 움직이는데 그 이상 오른다는 것은 사전에 정보가 퍼졌다고 봐야한다는 것이다.
교보위드스팩도 지난해 11월 7일 상장 당일 종가가 시초가 대비 15%나 오른 2585원을 기록했다.
엑셈과의 합병설이 스팩 상장 당일부터 알려졌기 때문이다.
교보위드스팩은 상장 한달 후 엑셈과의 합병을 공식 발표했다.
또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은행 PB센터에서 미리 정보를 접하고 물어오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정보 단속을 못하는 증권사들도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모처럼 활성화된 스팩 시장이 일부 사례로 인해 훼손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합병 전 주가가 크게 오르면 상대적으로 피합병법인의 가치가 떨어져 합병이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금융 당국에서 계좌를 조사하면 알아낼 수는 있지만 모처럼 활성화된 스팩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까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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