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韓주식 세계서 가장 싸…대형株 다시 뛸것
입력 2015-01-09 04:02 
◆ 마켓리더에게 듣는다 ③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 ◆
지금 한국 증시는 국제유가, 유럽 통화 등 우리가 좌우할 수 없는 요소로 흔들리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악재를 충분히 반영하면서 주식은 어느 때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시적인 파랑이 잦아들면 기업들 본연의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시기가 반드시 찾아오기 마련이다.”
지난해 가치주·배당주 펀드 태풍은 국내 주식형 펀드 시장의 지각을 바꿔놓았다. 신영자산운용은 이 태풍의 핵과 같은 존재였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1년간 자금 1조7000억원을 끌어모으며 2008년 이후 처음으로 3조원대 공룡 펀드에 이름을 올렸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자산운용본부 부사장(CIO)은 매일경제와 신년 인터뷰를 하면서 올해는 지난 3년간 박스권 장세가 막을 내리고 시장이 다시 회복세로 접어들 것”이라며 올해 투자 전망을 낙관했다.
새해 벽두부터 코스피 1900선이 무너지고 금융투자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시각이 만연한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허 부사장은 연말연초 시장은 거래량·거래대금·변동성이 모두 낮은 ‘3저 증시”라며 하반기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이 효과를 내고 기업 수익이 개선되기 시작하면 곧바로 반등할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최고 히트 상품인 신영밸류고배당을 포함해 신영마라톤펀드 신영고배당펀드 신영밸류우선주펀드 등 허 부사장이 운용하는 4개 상품에는 지난해 자금 총 2조2317억원이 유입됐다. 펀드 규모가 순식간에 두 배로 불어나면서 시장에서는 투자처를 찾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허 부사장은 아직 살 주식은 많다”며 들어오는 돈을 막지 않았다. 국내 증시 기업가치에는 큰 변화가 없었는데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았기 때문에 투자하기에는 지금이 어느 때보다 좋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올해 주식시장을 이끌 키워드로는 배당주·우선주·지배구조개편주 세 가지를 꼽았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정부의 배당장려정책 발표 이후 시장을 휩쓴 배당주 투자가 올해도 화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허 부사장은 배당주의 수익 개선은 사실상 올해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정부의 세제 혜택과 기업들의 배당 확대가 현실로 이어지면서 배당수익률과 주가가 동시에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평가된 우선주, 특히 지주회사 우선주도 상승할 여지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0년 밸류우선주펀드를 출시했을 때 우선주 가격이 보통주의 20~30%에 그치는 사례가 많았는데 5년간 제자리에 머물다 2년 새 60% 수준까지 올랐다”며 최근 다시 50% 아래로 빠지는 종목이 많기 때문에 투자할 만한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SDS·제일모직 상장으로 관심을 받은 지배구조개편 이슈도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게 그의 견해다. 수익을 기반으로 한 밸류에이션 외에 보유한 지분가치로 상승할 수 있는 종목이 여전히 많다는 것.
업종별로는 IT·은행·화학·기계 등이 좋아질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우리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수축기를 거치며 몇 년간 소비재 장세를 이어왔는데 이제 확장 국면으로 넘어가면서 다시 대형주가 성장할 타이밍이라는 설명이다.
허 부사장은 가치투자는 싸다고 생각하는 기업의 지분에 투자해 기다리는 것”이라며 지금은 시간의 가치인 금리가 역사적으로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 지금이 가치투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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