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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生生함을 즐겨라, 뮤지컬 ‘원스’
입력 2015-01-07 15:00 
[MBN스타 김진선 기자] 뮤지컬 ‘원스는 날 것의 맛이, 생(生)것의 느낌이 강하게 든다. 마치 공연을 보는 것이 아닌, 걸과 가이가 있는 곳으로 초대된 듯하다. 이는 뮤지컬이 시작하기 전 열리는 프리쇼도 한 몫 한다. ‘원스는 공연장으로 미리 가야 제 맛을 즐길 수 있다. 배우들이 친절하게(?)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하는 모습으로 관객들 맞이하기 때문이다.

가까이에서 배우들의 흥을 엿본 후 이어지는 본 공연 역시 흥겹기는 마찬가지다. 각기 하나씩 악기를 곁에 둔 배우들은 잠시도 쉬지 않고 프레임 안에서 함께 숨 쉬며 발소리까지 악기로 만들어 버린다. 그야말로 생 것, 날 것이 내는 신선함이 관객석까지 퍼진다.

‘원스는 잔잔한 스토리를 음악의 힘으로 이끈 동명 영화 ‘원스의 바탕을 함께 한다. 때문에 화려함이나, 진한 로맨스를 기대했다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원스의 매력은 신선한 경쾌함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퍼지던 오케스트라는 컴퍼니라는 이름으로 연기, 노래, 춤 뿐 아니라 악기를 연주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마치 수공업으로 옷을 만들어내듯, 배우들은 무대 위에서 쉴 새 없이 무대를 완성하는 느낌이다.

특히 원스처럼 장면 전환이 신났던 작품은 없었다. 표현에 제한이 될 수 있는 장소의 협소함을 ‘원스는 배우들의 동선으로 해소했기 때문이다. 장면에 맞게 움직이는 배우들의 모습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단순한 동작이 아닌, 음악과 춤이 함께 해 눈을 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대사가 주는 재미도 있다. 체코인 걸은 어설픈 한국어 실력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발음이 후져요” 음악으로 퉁 쳐요” 대단해요” 등의 능청스러운 걸의 입담은 체코어로 말할 때는 자연스러운 한국어로 표현된다. 이는 영화 속 어설프게 영어를 표현했던 걸의 말투를 우리의 정서로 적절하게 풀이한 것으로, 이질감 없이 무대를 즐길 수 있게 한다.

뿐만 이니라 영화가 그랬듯, ‘원스는 음악이 스토리의 고리 역할을 한다. 음악의 힘이 그만큼 지대하다는 것이다. ‘에스테 시야(Este Si Ja) ‘리브(Leave) ‘더 힐(The Hill) ‘펄링 슬로울리(falling slowly) 등은 곡을 통해 장면을 떠올리게 할 만큼 힘 있다. 그 본연의 자연스러운 어쿠스틱한 감성은 기타와 피아노, 첼로, 베이스 까혼, 바이올린, 벤조 등을 자유롭게 연주하는 배우들의 연주로 펼쳐진다. 베일에 싸인 오케스트라가 아닌, 작품에 빠져든 배우가 내는 악기의 소리는 분명 다르다. 팔딱대듯 생생하다.

섬세하게 흐르는 선율, 조금씩 울려 퍼지는 전율, 흥을 돋우는 박진감까지. ‘원스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표현한다. 눈을 감고 귀를 연 채 음악을 즐겨도 좋다. ‘원스는 생생함으로 또 다른 장면을 선사할 것이다.

한편 ‘원스는 예술의 전당 CJ 토월극장에서 3월29일까지 공연된다. 윤도현, 이창희, 전미도, 박지연, 강윤석, 임진웅, 오정환, 이정수, 배현성, 정욱진, 조지승, 박신애, 정선국, 강수정이 출연한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 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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