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누명 안쓰려면 "연락처 남기고, 부상 정도 살펴야"

경미한 접촉사고라 하더라도 상대방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연락처를 꼭 남겨두셔야 겠습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아무리 경미한 부상이라도 뺑소니로 봐야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정규해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2월 강 모 씨는 운전도중 길을 걷던 박 모씨와 가벼운 접촉사고를 냅니다.

문제는 피해자 박 씨가 괜찮다고 생각한 강 씨가 차안에서만 상태를 확인한 채 현장을 떠나버린 것.

피해자 박 씨는 강 씨를 경찰에 신고했고, 박 씨는 도주차량 이른바 뺑소니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했지만, 2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당시 출동한 경찰이 피해자를 병원에 보내지 않았고, 피해자가 장시간 경찰 조사를 받는 등 부상 정도가 경미해 구호 조치가 필요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부상 정도에 상관없이 필요한 구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도주차량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차에서 내려 부상 정도를 확인하거나 통증 정도를 알아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는 판단입니다.

인터뷰 : 변현철 / 대법원 공보관
-"사고 내용에 비춰 구호의 필요성이 없었다면 뺑소니라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정차하여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등 기본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이처럼 뺑소니 혐의에 대해 법원이 신원확인과 구호조치라는 두가지 요건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신원을 알렸더라도 구호조치 없이 현장을 떠나거나 피해자를 후송한 뒤 연락처를 남기지 않은 경우, 병원 동행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경우에도 모두 뺑소니 혐의가 인정됩니다.

정규해 / 기자
-"특히 쌍방과실 사고에서 본인의 책임이 적더라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처벌을 받게 된다 점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mbn뉴스 정규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