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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삶에 의미를 더하다”…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
입력 2015-01-04 13:00 
[MBN스타 김진선 기자]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해기와 삶에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강구의 이야기다. ‘마이 버킷 리스트는 절망적이지만 희망적이고, 웃기지만 슬프며, 억울한데도 희망이 보이는 아이러니한 감정을 들게 한다.

시작은 ‘행복한 장례식이다. 가죽 재킷에 강한 인상을 풍기는 강구는 무대 위에서 자신의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해기와 처음 만난 순간을 떠올리며 관객들을 데리고 시간 여행을 떠난다.

세상에 대한 분노로 온갖 불만과 거친 입담, 부정적인 사고로 증오에 가득한 눈빛을 발산하는 강구는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을 하나하나 실천하고 있는 해기를 만난다.

해맑고 순수해 보이는 해기는 베일 것만 같이 날카로운 강구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자신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버킷 리스트를 함께 하자고 손을 내민다. 많고 많은 사람 중 강구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강구는 자신이 떠나도 자신을 그리워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해기는 강구가 자신의 ‘플라시보 프로젝트를 함께 할 수 있도록 그를 설득한다. 마냥 달콤하지 않다. 그는 자신 특유의 ‘밝음으로 강구의 마음을 움직이지만,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던 강구를 움직인 것은 ‘고소득 아르바이트라는 조건이다.

처음에는 철저하게 해기의 바람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극이 흐를수록 버킷 리스트는 어느새 해기와 강구가 함께 챙기게 되는 공통분모가 된다. 강구는 해기가 타고 싶었던, 스포츠카를 아빠 몰래 끌고 나오기도 하고, 해기가 마음에 둔 여인에게 고백할 수 있도록 준비까지 한다.

이는 곧,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는 과정으로 이어지며 변모하는 시점과 맞닿는다. 이 과정에서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이들은 몇 번의 갈등을 빚고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하지만 이들은 또 다시 서로에게 손을 내밀며 ‘친구라는 이름으로 거듭난다. 그러던 중 해기는 강구에게 ‘행복한 장례식을 열자고 제안한다.

‘마이 버킷 리스트는 음악감독 김혜성의 손을 거친 귀에 착착 감기는 넘버로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등대지기나 삶에 대한 미련을 토하는 해기의 마음을 담은 ‘와이낫(Why not), 여행을 떠난 해기와 강구가 부르는 ‘마이 버킷 리스트 등이 그렇다.

이는 무대 위를 꿈꾸는 해기와 강구의 입을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동화시키며 삶에 대해 재고할 수 있는 기회로 승화된다. 포기하려던 소심한 마음에, 낯간지러워 못했던 말에, ‘다음으로 미뤄버렸던 사소한 일 등 ‘지금 아니어도 괜찮겠지라는 나약한 사고에, 등을 떠민다. 이는 하루하루를 쳇바퀴처럼 돌고 있는 삶에 단비 같은 의미를 부여한다.

‘당신이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다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듯, ‘마이 버킷 리스트는 의미 없이 지나친 평범한 하루의 광경에 빛을 더한다. 평범하고 단순 한 일상조차 삶의 소중한 한 조각임을 강조한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 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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