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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왕’, 콘셉트·출연진 좋았는데 2% 부족했던 이유
입력 2015-01-04 10:30 
[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새 예능프로그램 ‘눈치왕이 첫 방송됐지만, 어설픈 속임수와 느린 게임 진행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3일 방송된 ‘눈치왕은 ‘더 지니어스 시리즈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 중간을 유지하는 사람만이 1등을 할 수 있다는 규칙을 두고 플레이어들이 각종 게임을 벌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개그맨 김준호의 MC 아래 유상무, 양세형, 이진호, 최희, 김종민, 장수원, FT아일랜드 최종훈, 김동현, 김가연, 뮤지, 미노 등이 각축전을 벌였다. 이들은 매운 음식 참기, 얼음의 차가움 버티기 등의 기상천외한 게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모든 게임은 1등과 2등, 7위와 8위가 탈락하는 시스템으로, 그야말로 중간을 유지해야 눈치 코인을 획득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11명의 사람들 중 3명의 조커들은 게임에서 패하고, 눈치 코인을 많이 빼앗긴 사람들이 교체되면서 게임에서 제외됐다.

콘셉트는 신선했다. 중간을 가야 이긴다는 설정은 무조건 1등을 해야 하는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들과는 분명 달랐다. 1등과 꼴등을 피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플레이어끼리의 눈치 싸움도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출연진들도 기대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예능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르는 미노나 뮤지, ‘로봇연기로 연일 화제를 낳고 있는 장수원 이외에도 각종 프로그램에서 예능감을 쌓은 김종민, 유상무 등의 활약도 기대되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신선한 콘셉트와 기대되는 출연진들로도 ‘눈치왕은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완벽하게 터뜨리기 힘들었다. 많은 시청자들은 피식거리는 재미는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느릿했다”는 평가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시청자들은 ‘눈치왕의 개선 사항으로 느린 진행을 꼽았다. 이날 이미 탈락자가 정해진 뒤에도 게임을 지속하는 모습이 반복됐다. 파이터 김동현이 매운 음식 먹기를 버티는 것이나 얼음의 차가움을 끝까지 참아내는 것이 바로 그 예다.

제작진은 굳이 1등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특유의 승부욕으로 미련하게 고통을 참아내는 김동현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려는 의도를 보였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미 탈락자가 누군지 알고 있다. 무의미한 게임 지속을 보는 시청자들은 웃음보다는 지루함을 느끼는 것이 당연지사다. 시청자들은 이에 대해 제작진이 웃음 포인트를 잘못 짚은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어설픈 속임수도 프로그램의 허점으로 지적됐다. MC 김준호가 서로 칸막이가 쳐져 있어 누가 라운드에 생존해있는지 모르는 플레이어들에 아직 다섯 명이 남았습니다”와 같은 구체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켰다. 때로는 그 정보가 진짜일 때도 있었고, 혼란을 주려는 거짓일 때도 있었지만 어찌됐든 그의 힌트가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게임이 어설프게 보이도록 했다는 것.

다른 플레이어들에 혼란을 주기 위해 과한 리액션을 했던 몇몇 플레이어들의 행동도 그렇게 실감이 나지 않아 어설퍼보였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어설픈 리액션보다는 시간의 흐름이나 게임의 특성에 더욱 의존했다면 머리가 아닌 오로지 눈치와 본능적인 감각으로만 게임을 풀어나가야 하는 콘셉트의 재미를 더욱 살릴 수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조커의 존재도 의문이었다. 이날 3명의 조커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없었다. 프로그램에서는 조커들이 판도를 모두 한눈에 볼 수 있고, 자신의 동맹에게 힌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프로그램의 실세로 표현했지만, 보는 이의 입장에서는 와닿지 않는 설명이었다. 판도를 한눈에 본다 해도, 게임이 바뀌는 다음 라운드에서는 별다른 소용이 없었고 그저 ‘게임제외자 정도로 밖에는 비쳐지지 않아 아쉬웠다는 의견이 많았다.

‘눈치왕은 감각에만 의존해 게임을 벌이는 중에 서로의 눈치를 살피는 모습에서 오는 예상치 못한 긴장감이나, 화분에 물을 주는 게임에서 미친 동맹의 위력 등은 주목할 만했다. 하지만 다소 어설펐던 프로그램 진행 탓에 아쉬움을 남겼다. 이진호의 1위로 첫 방송을 마무리 지은 ‘눈치왕이 과연 부족한 점을 개선하고, 시청자들에 웃음을 자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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