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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말해봐’ 결국 벗어나지 못한 일일극의 한계…흔하고 흔한 ‘해피엔딩’
입력 2015-01-03 11:24 
[MBN스타 금빛나 기자] ‘소원을 말해봐 결국 벗어나지 못한 일일극의 한계…흔하고 흔한 ‘해피엔딩

악행을 저질렀던 이들은 자신의 죄를 뉘우치며 개과천선하고 착한 주인공은 마침내 성공해 활짝 웃었다. MBC 일일드라마 ‘소원을 말해봐의 세계 속 사람들은 활짝 웃었지만 이를 지켜보는 안방극장에는 아쉬움을 남긴 채 조용히 떠났다 됐다.

2일 오후 방송된 ‘소원을 말해봐는 갖은 고생 끝에 성공한 쉐프가 된 소원(오지은 분)과 진희(기태영 분)이 가족들에게 결혼 사실을 알리는 모습을 그리며 끝을 알렸다.

알츠하이머가 걸린 혜란(차화연 분)은 양딸 이현(유호린 분)에 의해 사장직에서 쫓겨나게 되고, 살 희망이 없음을 느낀 혜란은 그 길로 자살을 시도하지만 진희와 석현(연준석 분)의 만류로 미수에 그치게 된다. 이후 혜란은 자신의 자살 소식을 듣고 진심으로 걱정하는 친딸 소원의 눈물에 죽음을 포기, 대신 경찰서로 찾아가 자신이 살인을 청탁한 범인이라고 자수한다.

혜란이 주춤하는 사이 사장직을 손에 얻는데 성공한 이현이지만 그녀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회사를 자신의 멋대로 운영하는 이현의 행동을 보다 못한 최회장(김영옥 분)이 나선 것이다. 최회장은 이현을 사장직에서 해임시키고, 충격을 받은 이현은 경비들에 의해 끌려 나간다.

상황은 급하게 반전됐다. 이현이 삐진 사이 최 회장은 자신의 손자손녀인 이현과 석현, 그리고 소원을 부른 뒤 혜란이 자신의 자녀들에게 주식을 양도 했다는 사실을 전한다. 처음 뾰로통한 반응을 보였던 이현은 뒤늦게 혜란이 자신을 자식처럼 생각, 걱정했음을 알고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모든 사건을 해결한 소원에게 진희는 프러포즈를 하고, 달콤한 키스로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다. 시간이 흘러 소원은 쉐프로서 성공하며 진희와 티격태격 하지만 행복한 시간들을 보낸다. 이들이 행복을 약속한 레스토랑에 가족들 한 두 사람이 모인다. 그 자리에는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버린 혜란과 그런 그녀를 극진하게 간호하는 이현도 함께였다. 레스토랑에 모인 이들은 카메라를 향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을 장식했다.

‘소원을 말해봐는 인생 최악의 불행에 빠진 의붓딸과, 친딸과 의붓딸을 함께 키우며 실수와 반성, 고뇌를 반복하는 평범한 새엄마가 만들어 내는 파란만장한 인생역경기를 다룬 작품이다. 여기에 결혼식 날 새신랑이 의문의 뺑소니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됐을 뿐 아니라, 회사의 리베이트까지 받았다는 누명까지 뒤집어쓰면서 남편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애쓰는 소원과 숨겨진 대기업 회장 진희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며 야심만만하게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작년 6월 진행됐던 ‘소원을 말해봐 제작발표회 당시 연출을 맡은 최원석 PD는 작품에 대해 핏줄로 이어지지 않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다. 세 가지 색깔 새엄마와 의붓딸 사이 모성애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그리고 또 다른 한편으로 봐야할 것은 바로 사랑”이라며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설명하기도 했다.

가족 간의 사랑과 청춘남녀의 사랑, 그리고 이들이 충돌하면서 생기는 갈등과 화해, 용서의 과정을 그리겠다고 하던 ‘소원을 말해봐였지만 일일드라마에서 단골소재로 사용되는 뻔한 설정들이 난무했으며, 단순하다 못해 다소 식상한 전개로 아쉬움을 자아냈었다.

종영이 다가오면서 시청률 상승세를 타기고 한 ‘소원을 말해봐였지만 이날 마지막회에서 해피엔딩을 만들기 위한 지나치게 성급한 전개는 몰입을 방해했으며, 악행을 저질렀던 이들이 갑자기 자신의 죄를 후회하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설득력이 부족했다.

결국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 ‘소원을 말해봐의 마지막은 흔하디흔한 해피엔딩이었다.

한편 ‘소원을 말해봐의 후속으로 배우 김보연, 오광록, 이가령, 박윤재, 신민수, 하연수 등이 출연하는 ‘불굴의 차여사가 방송된다. 오는 5일 7시15분 첫 방송.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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