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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뼈 부상’ 하승진, 삼성 여성팬 욕설에 ‘대노’
입력 2015-01-01 18:03  | 수정 2015-01-01 18:04
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전주 KCC의 경기에서 KCC 하승진이 부상을 당해 코트를 빠져나가던 중 관중의 말에 격분하고 있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전주 KCC 하승진이 분노를 참지 못했다. 상대는 서울 삼성의 관중석에 앉아 있던 한 여성 팬이었다.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벌어지며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뻔했다.
하승진은 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경기서 24일 만에 복귀했다. 하승진은 지난해 12월9일 서울 SK전서 발목과 종아리 부상을 당한 뒤 재활에만 전념하며 코트에서 나서지 못했다. 그 사이 팀은 7연패의 늪에 빠지며 최하위 추락 위기에 빠졌다. 이날 삼성전에서 질 경우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었다.
허재 KCC 감독은 하승진을 팀에 합류시켰다.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초강수. 경기를 앞두고 허 감독은 하승진의 투입 타이밍을 보고 있다. 어제 팀 훈련을 처음 했는데 아직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조금만 무리하면 종아리 근육이 터질 것 같다고 하더라”며 하승진을 투입하고도 지면 그게 더 문제”라고 조심스러워 했다.
하승진은 2쿼터부터 코트에 나섰다. 허 감독은 하승진을 아끼다 삼성의 추격이 거세지자 마지막 4쿼터에 다시 투입했다. 57-54로 앞서던 경기 종료 6분59초 전 하승진은 속공에 가담했다.
그러나 삼성 리오 라이온스의 팔꿈치에 안면을 맞은 뒤 그대로 쓰러져 한 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라이온스의 고의성은 없어 보였다. 라이온스는 하승진을 피해 지나가 수비를 하려다 팔꿈치로 가격을 했다. 하승진의 코에서는 출혈이 심했다.
결국 하승진은 겨우 몸을 추스르고 일어나 반대쪽 라커룸으로 걸어 나갔다. 걱정스러운 격려의 박수도 나왔다. 하지만 하승진이 라커룸으로 들어가기 직전 갑자기 돌변했다. 대노한 것. 관중석을 향해 뛰어들 기세였다. KCC 구단 프런트와 경호원이 겨우 말려 진정시켰다.

도대체 하승진이 나가기 직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한 여성 삼성 홈팬의 한 마디가 문제였다. 부상으로 나가던 하승진을 향해 욕설을 섞어 비아냥거린 것. KCC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욕설과 함께 열심히 뛰지도 않으면서 아픈 척 꾀병 부리지 마라라는 식의 뉘앙스였던 것 같다. 그 말을 하승진이 듣고 참지 못하고 흥분한 것 같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여성 팬은 곧바로 삼성 구단 직원에 의해 체육관을 빠져나갔다. 이 여성 팬은 일부러 다른 의도를 갖고 그런 것은 아니다. 이렇게 일이 될 줄 몰랐다”며 크게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라커룸에서 안정을 취한 하승진은 더 이상 코트에 나서지 못하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KCC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가벼운 부상이 아니다. 코뼈가 골절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서 하승진은 부상으로 빠졌지만, KCC가 접전 끝에 71-69로 삼성을 이기고 7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하승진은 9분12초를 뛰며 6득점을 기록했다. 타일러 윌커슨이 27점 12리바운드로 맹활약했고, 김태술도 10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반면 삼성은 라이온스가 30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 활약을 했으나 어이없는 실책과 매끄럽지 않은 경기 운영으로 탈꼴찌 기회를 놓쳤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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