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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시장 마감, 630억 돈잔치가 남긴 것은?
입력 2015-01-01 16:52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FA 시장이 폐장했다. 역대 최다인 19명의 자유계약선수(FA)를 배출하며 총 630억6000만원의 사상 초유의 돈잔치를 기록했다.
새해 첫 날 길었던 FA 시장이 마감됐다. 마지막까지 시장에 남아있던 SK의 나주환과 이재영이 소속팀과 ‘1+1계약을 맺으며 최종적으로 잔류했다. 19명이 기록한 몸값 총액은 지난해 523억5000만원을 100억원 이상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였다. ‘FA 광풍으로 불릴 만큼 기록들을 쏟아낸 올 겨울 FA, 이 돈잔치가 남긴 것도 적지 않다.
▲ 시대에 뒤떨어진 FA 규정, 광풍 막을 논의 이어진다
지난해 종전 FA 최고 계약이었던 강민호(롯데)의 총 75억원 계약 규모를 넘긴 선수가 무려 3명이나 나왔다. 최정(SK)은 원소속 구단인 SK와 총 4년 86억원에 FA 계약을 맺으며 역대 최대 규모를 1년만에 11억원이나 경신했다.
투수 최고액도 연이어 경신됐다. 장원준은 4년 84억원의 투수 역대 최고대우로 두산 베어스의 유니폼을 입게 됐고, 윤성환은 4년 80억원의 조건으로 원소속팀 삼성 라이온즈에 잔류했다. 역시 지난해 장원삼이 삼성에 잔류하면서 기록한 종전 최고인 4년 60억원의 계약 규모를 훌쩍 상회하는 계약이었다. 삼성의 안지만도 종전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구원 투수 역대 최고 규모인 4년 65억원에 삼성 잔류를 택했다. 이들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따뜻한 겨울을 만끽했다. 억소리나는 계약을 맺었다. 이런 몸값 폭등에 몸값 현실화를 위한 ‘FA 제도 개선의 필요성도 부각됐다. ‘우선협상기간 폐지는 가장 먼저 논의가 됐다. FA 선수들의 몸값이 치솟는 상황에서 사전접촉금지(탬퍼링)가 사살상 실효가 없다는 판단. 이 명백한 불법행위를 규제할 장치가 없고, 오히려 이 제도가 선수들의 몸값을 부풀리는 역효과를 부르고 있다는 문제 제기다.
▲ FA 양극화 현상, 심화된 ‘빈익빈 부익부
현 FA 규정을 손질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현 FA제도가 선수들의 원활한 수급과 이동을 막는 장치가 되고 있는데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부르고 있다는 지적.
보상규정이 가장 먼저 논의가 됐다. 모든 FA선수를 영입할 경우 보호 선수 20인 외 1명과 FA 연봉의 200%, 혹은 해당 FA 연봉의 300%를 원소속팀에 보상해야 한다. 이런 규정 때문에 일부 선수들은 원소속팀을 박차고 시장에 나온 이후 ‘FA 미아가 될 뻔했다. 가까스로 소속팀에 모두 잔류했으나 원래 제안보다 조건이 반토막이 났다.

보상을 감수할 정도의 대어급 선수가 아닌 이상, 억지로 잔류를 택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선수들은 매우 긴 기간 동안 1군서 생존, 온전히 권리를 얻고도 결국 ‘죄인이 됐다. 아직은 이런 상황에 대해 구단이나 팬들의 인식 역시 좋지 않은 편이다.
대안으로 ‘FA 등급제가 떠오르고 있다. 결론은 나지 않았으나 지난해 12월10일 단장회의에 모인 10구단 단장들은 몸값 폭등과 ‘FA 미아 발생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FA 등급제 시행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전체 프로야구판의 성장과 비교해봤을 때 지나치게 과열된 시장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프로야구는 내년 2400만원의 최저연봉에서 300만원이 인상된 2700만원의 최저연봉을 시행한다. 많은 선수들이 2700만원의 조건으로 2015시즌 연봉 협상을 마쳤다.
하지만 이것은 경제규모와 야구시장의 수준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미국과 일본에 비해서 터무니 없이 적은 규모. 더군다나 한국은 9년이라는 매우 긴 기간의 FA 취득 자격요건을 갖고 있다. 비 FA 선수들의 희생이 FA선수들의 돈 잔치에 가려져 본질에 대한 논의가 없다는 문제인식이다.
더욱이 선수들의 기량발전과 부상 방지와 회복을 지원하는 인프라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전체 선수들의 기본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도 서둘러 논의돼야 한다는 주장이 뒤따랐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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