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 화장품 사가는 중국 관광객, 해외시장 진출에 발목 잡을 수도"
입력 2015-01-01 10:02 

"한국 화장품 업계가 흔치 않은 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중국인 관광객만 바라보고 있다간 더 큰 기회를 놓치고 말 겁니다.”
마시 코우(Marcy Kou) 칸타월드패널 아시아 대표는 1일 매경닷컴과 인터뷰에서 "한국 화장품은 지난 10년동안 한류를 통해 아시아 전역에서 상대적으로 쉽게 팔려 나갔다”며 "한국의 뷰티 제품이 아시아에서 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제품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곧 기회를 잃어버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화장품 업계가 무엇보다 혁신적인 신제품 개발에 우선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브랜드가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때는 한류를 바탕으로 한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새로운 고객 확보를 위한 시장침투 제품을 선보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코우 대표는 "쿠션파운데이션이 그 대표적인 예”라며 "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 제품의 경우 편의성를 비롯해 새로운 사용방법에 어울리는 제품성까지 갖추면서 한국시장은 물론 중국을 비롯한 다른 아시아 국가로 급격하게 퍼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칸타월드패널에 따르면 한국의 베이스메이크업 시장에서 쿠션 파운데이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2년 13%에서 지난해 23%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도 그 성장세가 이어졌다는 게 칸타월드패널의 설명이다.

또 "유통력과 가격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를들면 인도네시아 여성은 한국 화장품에 대한 구매 욕구가 크지만 일반적으로 개당 200원에 불과한 샘플형 소형파우치(Sachet)를 가장 많이 구매한다. 결국 어떻게 하면 충분히 효과적인 화이트닝 기능을 갖춘 '1달러짜리 제품'을 내놓는가가 키포인트가 되는 셈이다.
다른 예로는 중국 마스크팩 시장을 들었다. 중국 뷰티시장에서 마스크팩은 생소한 제품이었지만 지금은 41%에 달하는 중국 여성들이 마스크팩을 사용한다는 것. 지난 2008년 평균 22%가 이 제품을 사용했지만 6년새 2배 가량 늘어났다.
코우 대표는 "중국 여성들은 장당 평균 가격이 10위안(약 1800원) 정도인 제품을 보통 한 번에 한 장씩 구매한다”며 "단순히 한류스타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이러한 중국 소비자의 소비패턴을 잘 읽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로컬 브랜드의 성장에 대해서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는 올해 글로벌 브랜드가 전체 시장 내 점유율 31% 정도 차지, 그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다. 특히 구강용품(치약/칫솔), 화장품(기초화장품/메이크업), 음료(주스/차음료), 스낵류(캔디/검/과자) 등에서 로컬 브랜드의 성장세가 뚜렷한 편이다.
중국 로컬 치약 브랜드인 윤난바이야오(Yun Nan Bai Yao)는 최근 전통 의약품에서 오랄케어로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면서 치약 가격을 평균보다 2.6배 올렸음에도 연매출이 30% 증가했다. 중국 치약 시장 내 점유율도 유수의 글로벌 브랜드를 제치고 기존보다 2.6%포인트 뛰어 현재 10.9%를 점유하고 있다.
코우 대표는 "로컬 브랜드가 품질에 대한 투자 및 막강한 유통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브랜드를 빠르게 따라잡아 제조사간 경쟁상황이 뒤바뀌고 있다”며 "이제는 아시아 시장을 하나로 인식해 로컬 브랜드화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온라인 마켓의 성장도 눈부시다. 중국의 전체 가구 중 온라인 마켓 구매율은 28% 수준이지만 북경이나 상해와 같은 대도시 기준으로는 가구의 47%가 온라인 마켓을 사용한다. 한국(55%)과도 크게 차이가 없다.
코우 대표는 "중국 내 유통환경의 변화는 유통사에만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라 제조사에도 새로운 유통환경에 맞는 새로운 준비를 요구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의 경우 소비재 시장 성장률이 지난 2년에 걸쳐 3분의 1수준으로 급감한 만큼 정확한 시장 파악과 대응에 따른 중국 시장 진출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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