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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김우빈, 그 어깨가 무겁다
입력 2014-12-29 15:17 
큰 판 하나 땡기러 가자”
어떤 금고든 척척 열어내는 업계의 ‘마스터키 지혁(김우빈 분). 여기에 뛰어난 두뇌로 위조와 작전설계까지 못하는 게 없는 멀티플레이어다. 언제나 쿨한 태도로 긴장 따윈 평생 모르는 사람처럼 능글맞게 작전을 소화하고, 타고난 외모와 미소로 여자를 유혹한다. 하지만 그 속내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기술자들


[MBN스타 박정선 기자] 배우 김우빈은 지난해 첫 번째 주연 영화인 ‘친구2를 촬영하고 1년 후, 두 번째 주연 영화인 ‘기술자들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새내기 스타에 불과했던 그가, 짧은 시간 안에 이름 석 자만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스크린 스타로 발돋움했다.

사실 2년 전이나 지금이나, 김우빈에게 달라진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의 행동도, 마음가짐도 그대로였다. 달라진 것은 다른 사람들이 그를 보는 시선이었다. 그만큼 빠른 시간에 관객들의 마음을 훔치는데 성공한 것이다.


참 감사하고 행복한데 책임감이 생기더라고요. 제 능력보다 큰일을 맡기니까 실망시키고 싶지 않고 싫고, 저를 믿는 것에 대한 배신감을 주고 싶지 않고. 믿음 주는 건 제 숙제고. 아직 답은 못 내렸어요. 일단은 제게 주어진 것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는 게 제가 할 일이죠. 부담을 안가지려고 나름 노력하고 있어요. 흥행 공약 같은 것도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없어요. 촬영 해놓고 개봉을 못하는 작품도 많은데, 개봉이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이번에 그가 ‘기술자들에서 맡은 역할은 금고털이 기술자 지혁이다. 인천세관에 숨겨진 현금 1500억 원을 탈취하는 ‘기술자들의 실질적인 리더인데다 훈훈한 외모에 완벽한 몸매, 옷도 잘 입고, 말도 능청스럽게 내뱉는다. 그것뿐이겠는가. 성격도 워낙에 낙천적이고 몸도 잘 쓴다. 그야 말로 부족한 것 없이 완벽하다. 지혁 역은 대중이 그에게 기대하는 모습의 집합체라고 볼 수 있다.

감독님이랑 처음 미팅했을 때 ‘이번 영화는 스타일리시한 영화라고 하더라고요. 옷인지 영화인지, 잘 몰랐어요. 그런데 감독님은 그 모든 것에 신경을 쓰고 계셨던 거죠. 개인 스타일리스트까지 투입해서 힘을 합쳤고, 신에 맞게, 인물에 맞게 잘 배열했죠.”

그는 감독의 기대에 실망시키지 않으려 이번 영화에서 역시 백문백답을 통해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이 작업은 비단 이번 영화에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그는 매번 작품에 앞서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이해를 바탕으로 연기를 펼쳐왔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캐릭터의 일대기를 작성하고, 백문백답도 했어요. 그래야만 제가 조금 더 진심으로 그 역할에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서죠. 인물들의 관계에 대해서 조금 더 진실처럼 이야기 하기 위해 큰 그림을 그려놓고, 모든 소스를 찾아놓는다. 그걸 반영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거죠.”


아무리 노력을 한다고 해도 진짜 자신이 아닌 극중 캐릭터를 100%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술자들의 김홍선 감독은 앞서 지혁이라는 역할에 김우빈 말고 다른 배우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혁이라는 역할이 철저히 김우빈 본래의 모습을 담아내기에 안성맞춤인 캐릭터라는 것이다.

편안하게 연기했어요. 감독님이 말씀하셨던 제 모습은 진지할 때는 엄청 진지하고, 편한 사람들 앞에서는 엄청 능글거리는 그런 모습이더라고요. 구인(고창석 분)과 있을 때 편안한 모습을 연출하려고 했었죠. 근데 사실상 다른 부분이 많죠. 범죄는 제가 짓고 살지 않았으니까요.(웃음) 많은 상상을 요했죠. 상상을 통해서 만들어가고, 진짜 금고는 아니었지만 그 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했어요.”

그가 이번 영화 속 캐릭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함께 연기한 선배들의 역할도 한몫했다. 특히 김영철, 고창석, 이현우 등 어느 한 사람을 꼽기 힘들 정도로 그에게 도움을 줬다. 눈으로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김우빈에게는 공부였다.

선배들이 작품에 임하는 자세, 연기하는 모습, 해석능력, 배우로서의 자세, 후배 배우에 대한 배려, 현장에서의 자세 등 모든 것들이 배움의 연속이었어요. 나도 언젠가는 활용할 수 있도록 가슴으로 새기고, 하나하나 되짚었어요. 보답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꼭 그런 기회가 왔으면 좋겠어요.”

김우빈은 감사하다”는 말을 버릇처럼 내뱉었다. 단 몇 편의 작품으로 단기간에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주연 배우가 됐지만, 그는 여전히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함으로 똘똘 뭉쳐있었다. 그리고 향후 자신이 배운 모든 걸 아낌없이 후배들에게 퍼주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선배들에 대한 애정표현이 남다른 것으로 유명하다.

부모님이 항상 선배를 하늘처럼 모시라고 했어요. 아직 하늘처럼 모시지는 못하고 있지만(웃음) 제가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 모시려고 하고, 제 마음을 표현하고 있어요. 아직 경험도 적고, 이 바닥에서는 아기니까 선배들이 다 예쁘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그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수월하게 일할 수 있는 거고, 저도 그 길에 짐이 안 되도록 길 닦으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저만 가지기엔 너무 크게 받았잖아요.”


‘기술자들은 김우빈이 제 옷을 입은 듯 딱 맞아떨어지는 역할이었지만, 이전에 보여준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도 있었다. 잘생긴 외모에 능글맞은 연기, 그리고 적당히 터프한 모습으로 그간 대중들에게 익숙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선택의 폭이 좁았어요.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적었던 것 같아요. 폭이 점점 넓어지고 있고 천천히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내년 상반기 개봉을 앞둔 영화 ‘스물이라는 작품에서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작품 선택에 있어서 한계를 두지 않는다”고 말하는 김우빈은 이번 해에도 바쁘게 달려왔다. 드라마에 영화, CF 등 쉴 틈 없이 한 해를 보낸 그는 대중들의 벅찬 사랑에 감사해 하면서 더 많은 작품으로 팬들을 찾아가겠다고 했다.

그렇게 원했던 일들 주고 계시니까 쉬지 않고 하려고요.(웃음) 올해 1월1일 소원을 빌었는데, 지난해보다 더 많은 일을 하게 해달라고 빌었어요. 그런데 정말 많은 일을 안겨주셔서 감사하고 행복한 한 해였어요.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한해죠. 내년에는 더 바라면 욕심일 것 같아요. 저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빠르게 성장한 만큼, 달라진 것도 많을 김우빈에게 물었다. 가장 달라진 부분은 무엇인가.

통장 잔고가 늘어나고 집이 커졌죠.(웃음) 농담이고요. 사실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다만 도울 수 있는 사람을 돕게 됐고, 감사했던 분들에게 식사도 대접할 수 있게 됐어요. 무엇보다도 행복해졌죠. 금전적인 문제를 떠나서 내가 그렇게 원하던 일 그렇게 많이 하고 있으니까요.”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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