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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시완 “비현실적 요르단 결말···시청자 위한 선물”
입력 2014-12-29 07:01  | 수정 2014-12-29 11:0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강태명 기자]
배우 임시완이 tvN 드라마 ‘미생의 요르단 결말에 대해 비현실적인 요르단 에피소드는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쉬운 부분을 꼽으며 ‘장그래 입장에서 해석한 드라마 이야기도 곁들였다.
임시완은 지난 26일 서울 마포구 신정동의 한 고깃집에서 ‘미생 종영 기념 미디어데이를 진행했다.
그는 이날 요르단에서의 촬영분에 대해 상식적으로 장그래가 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시각적으로 즐거운 장면임은 분명하다. 힘들게 지냈던 장그래가 현실에서 벗어나 자신의 일을 하는, 그래서 더 멋진 모습이 돼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극 중 장그래는 원인터내셔널에서 퇴사한 후 먼저 회사를 떠났던 오차장(이성민) 밑으로 들어가 ‘자신의 일을 한다. 잠적한 사업 파트너를 찾아 요르단으로 떠나 한 편의 액션 판타지를 선보였다.

차에 치였는데도 다시 일어나 뛰고, 피를 흘리는데 상처는 보이지 않는 등 비현실적인 연기로 애청자들의 아쉬움을 샀다. 시청자들은 ‘슈퍼맨이 된 장그래라며 비꼬기도 했다.
임시완은 이에 대해 극 전체가 지극히 현실과 맞닿아 있어서 숨 쉴 틈이 없었다. 작가님과 감독님이 숨통을 트기 위해 해결책을 낸 것이 요르단 에피소드다. 연기자로서 그 의도를 추측하고 열심히 했을 뿐”이라며 어차피 장그래의 진짜 모습을 아닐 것이다. 꿈 속의 일이라고 본다”고 해석했다.
이어 장그래를 떠나보내는 분들에게 더 쉽게 놓아줄 수 있게 배려하는 차원이라고 생각해달라”고 강조했다.
드라마 ‘미생에는 원작 웹툰에 없었던 장면이 또 있다. 전무(이경영)가 해고당하는 사건이다. 19회 방송에서 전무의 지시로 사업을 진행하던 오차장은 부당거래가 있다는 것을 알고 고뇌에 빠졌다. 이때 장그래는 거래 정보를 캐내기 위해 독단적으로 행동해 오차장과 전무를 위험에 빠뜨렸다.
시청자들은 이 장면을 두고 처음으로 장그래가 밉상으로 느껴졌다”고 아쉬워했다.
임시완은 원작에서는 정말 순수한 실수로 나오는데 드라마에서는 오차장님을 간절히 생각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장그래를 어떻게 표현해야 더 나은 사람처럼 나올지 고민이 컸다. 사람이라면 실수를 해야 하는데, 너무 큰 실수였다. 용서받기 힘든 에피소드라고 직감했다. 그렇지만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차라리 다른 실수였다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봤지만 미련은 없다. 그 자체가 ‘장그래이기 때문”이라며 모든 사람의 기대치를 채울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장그래와 오차장의 ‘브로맨스가 주된 내용이다 보니 감정 조절에 어려움이 컸다. 남자들의 ‘사랑 같은 우정을 그리기 때문에 선을 타는 섬세함이 필요했다. 과하면 공감을 이끌어내기 어렵고, 모자라면 극 전개의 개연성이 떨어질 수 있었다.
임시완은 49와 51처럼 한 끗 차이”라고 정의하며 오차장님께 엘리베이터에서 처음으로 반항할 때, 옥상에서 ‘뭐가 잘못된 거냐고 소리칠 때 등 감정 조절에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연기 선생님이 여자였는데, 남자라서 놓칠 수 있는 섬세한 감정들을 많이 물어봤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오차장의 존재 자체가 판타지”라며 웃었다. 임시완은 직장 생활 중인 친구들이 ‘미생 때문에 힘들다고 나한테 따진다”며 상사들이 스스로 ‘나는 오차장 스타일이라고 주장한다더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실제로 오차장님 같은 분이 있다면 그 사람을 정말 잘 따르고 싶다”며 지금도 오차장님과 문자와 전화를 자주 주고 받는다”고 자랑했다.
동기들과의 관계는 어땠을까. 임시완은 변요한(한석율 역), 강하늘(장백기 역), 강소라(안영이 역)와 함께 ‘신입 4인방으로 활약했다.
그는 촬영장 분위기는 최고였다.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굉장히 열정적이었다”며 특히 강하늘과 변요한은 서로 장난을 치면서도 가볍지 않았다. 어떤 연기는 어떤 배우의 모습과 비슷하다며 흉내 내며 놀았기 때문이다. 연기에 대한 고민이 일상이었기 때문에 모두 훌륭한 연기력을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장그래는 안영이와 미묘한 감정을 주고받았다. 사랑으로 발전되진 않았다. 이른바 ‘썸이다.
임시완은 러브스토리가 없어 처음엔 굉장히 아쉬웠다”며 없는 멜로를 억지로 만들 수는 없었다. 개인적으로 ‘러브라인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장그래 역할을 평가했다. 장난스럽게 제 점수는요”라고 뜸을 들인 뒤 80점”이라고 후한 점수를 내렸다.
차기작으로 장그래와 상반된, 활기찬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는 임시완의 표정이 사뭇 여유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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