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2015년 경제정책` 경제활성화 위해 구조개혁 단행…실효성은?
입력 2014-12-22 10:02 

정부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고강도 구조개혁을 단행하기로 마음 먹었다.
정부는 22일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2015년도 경제정책방향의 화두를 구조개혁으로 잡았다. 박근혜 정부 3년차를 맞이하면서 공공·금융·노동·교육 등 주요 분야에 대한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회복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미다.
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을 3.8%로 국책기관이나 민간연구기관의 전망보다 다소 높게 잡은 데에도 이런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가 반영돼 있다.
확장적인 재정정책과 민간투자 활성화로 소득과 소비를 증진시켜 내수를 진작하고, 경제 체질을 개선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한국경제의 '골든타임'인 내년에 경기를 활성화하고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과감한 정책이 보이지 않고, 장기적인 경제체질 강화보다는 단기적인 경기활성화에 지나치게 쏠려 있어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 경기 점차 개선중…회복 속도·동력은 미약
정부는 현재 경제상황에 대해 세월호 참사 등에 따른 부진에서 벗어나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그 속도와 동력은 아직 미약하다는 입장이다.
생산·소비·투자 등 실물지표의 회복세가 미진하고, 2년간 지속된 저물가에 따른 경상지표의 둔화로 경제 주체들의 경기회복 체감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정부는 분석했다.
경제주체가 인식하는 경제 외형이 정체되거나 축소돼 경제활동의 위축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그러나 경기선행지수 개선세가 이어지는 등 경기 회복의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의 경기 흐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취업자 증가세가 양호하고, 주택시장 개선과 임금 추이를 감안하면 가계의 소득여건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 구조개혁·경기활성화 병행…방점은 구조개혁
정부의 내년 경제정책은 경기 활성화와 구조 개혁, 투 트랙으로 이뤄졌다.
올해와 비슷한 구도이지만 구조개혁의 비중이 훨씬 높아졌다.
공공기관과 공무원 연금 개혁으로 구조개혁의 불씨를 만든 정부는 내년에 군인연금과 사학연금 개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금융과 노동, 교육에 대한 개혁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금융부문에서는 시중의 여유자금이 실물로 흘러들어가게 하고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보험사와 증권사 간 칸막이 완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핀테크 활성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문의 개혁을 위해서는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통한 고용 촉진과 우수 외국인력 유치 등에 나선다.
교육부문에서는 기업현장의 인력수요에 맞춰 인재를 육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경기 활성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재정의 58%를 상반기에 집행하기로 하는 등 확장적 재정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최저 임금 단계적 인상, 가계소득 증대세제 시행, 연기금을 통한 배당 확대 유도 등 소득을 늘릴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민간투자 확대, 30조원 신규투자 유도,민간 임대시장 활성화 등 투자 촉진 정책도 함께 실시한다.
여기에 부동산 3법, 경제·민생 법안의 국회 통과 등이 이뤄지면 경기 활성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방향 좋지만 내용은 부족"…통화정책 협조 필요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이 성공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평가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엔저 현상 가속화 등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심화, 중국·유로존의 성장 둔화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내적으로는 가계부채 증가와 제조업 경쟁력 저하 등의 장애물이 있다.
정부는 이런 위험 요인을 관리하기 위해 경제정책방향에 '리스크 관리 3종 세트'를 포함시켰지만 소규모 개방체제인 우리나라에 대내외 위험 요인이 겹쳐서 발생하면 그 결과는 예상범위를 넘어설 수 있다.
특히 정부의 구조개혁이 순조롭지 못하다.
정부가 구조개혁에서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는 노동시장 개혁이 지난 19일 노사정의 기본 합의 실패로 정부의 의지대로 이뤄질지 미지수가 됐다.
정부는 애초 경제정책방향에 노사정 합의를 바탕으로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큰 그림을 제시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합의 실패로 노동시장 유연성과 안정성 제고를 위한 종합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고 노사정위 논의를 거쳐 추진한다는 원칙적 내용만 담았다.
정부의 정책만으로는 기대만큼의 효과를 얻을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정부 정책과 함께 좀 더 과감한 통화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앙은행의 협조 없이는 정부의 내년 경제정책방향이 의도한 효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면서 "중앙은행은 디플레이션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세부 내용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올해 선거가 없어 이해관계가 복잡한 경제구조 개선에 나설 적합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과감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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