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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청룡영화상②]“유명하지 않은 내가”…‘청룡의 여인’된 천우희 눈물이 값진 이유
입력 2014-12-18 09:48 
[MBN스타 박정선 기자] 유명하지 않은 내가 큰 상을 받았다”

지난 17일 오후 배우 천우희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35회 청룡영화제의 ‘꽃이 됐다 그녀는 영화 ‘한공주로 ‘우아한 거짓말 김희애, ‘수상한 그녀 심은경, ‘집으로 가는 길 전도연, ‘공범 손예진 등의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날 수상자로 호명된 천우희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는 듯 깜짝 놀라며 수상소감을 준비하라고 했는데…”라고 힘겹게 입을 뗐다. 이내 눈물을 계속해서 쏟아내는 그녀는 어렵게 감정을 가라앉히고 다시 입을 열었다.

천우희는 이렇게 작은 영화에 유명하지 않은 제가 큰 상을 받았다. 이 상은 앞으로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뜻으로 받겠다. 자신감 갖고 열심히 배우 생활하겠다. 앞으로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과 가능성도 더 열리길 바란다. 열심히 하는 좋은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다.

천우희라는 이름은 여전히 대중들에게 낯선 이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대중들에게 잘 보이지 않는 단역부터 ‘힘들다는 역할을 하면서도 브라운관과 스크린에 꾸준이 얼굴을 비춰왔다.

고등학교 때 우연한 기회로 권상우 주연의 영화 ‘신부수업의 단역으로 출연하게 된 천우희는 연기자의 꿈을 키웠고, 현재까지 크고 작은 작품 10여 편에 출연했다. 하지만 연기자로서의 삶은 생각보다 녹록치 않았다.

이번 ‘한공주를 통해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천우희는 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실 이보다 먼저 그녀는 관계자들에게 호평을 얻어낸 바 있다. 그녀는 ‘마더(2009,누적관객수 3013만523) 이후 ‘써니(2011, 누적관객수 736만2467)를 통해 불량학생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사진=곽혜미 기자
그리고 2년 뒤에 찾아온 것이 바로 ‘한공주(누적관객수 22만4556명)다. ‘한공주는 2004년 경남 밀양의 고등학생 44명이 울산의 여중생을 지속적으로 집단 성폭행 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한국 독립영화로서는 잊기 힘든 성적을 거뒀다. 영화 호평에 힘입어 상영관 수도 대폭 늘렸다.

충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한공주를 꺼려하는 어린 여배우들도 많았지만 천우희에게는 운명적으로 다가온 작품이었다. 천우희는 한공주에 몸을 던지고 자신의 혼을 쏟아냈다. 그 결과 그녀의 연기는 모든 이들의 우려를 호평으로 바꾸는 힘을 발휘했다.

이런 배우의 결실은 국제영화제 9관왕의 기록으로 맺어졌으며, 한국영화평론가협회는 천우희에게 일찌감치 여우주연상을 안기기도 했다. ‘우아한 거짓말 ‘카트 등에서도 쉽지 않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낸 천우희는 내년 개봉할 ‘손님 ‘곡성 등에서 또 다시 만만치 않은 캐릭터를 연기할 예정이다.

포기하지 말라는 뜻으로 받겠다”고 눈물을 흘리며 받아 든 청룡영화상의 묵직한 여우주연상 트로피는 천우희라는 배우에게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되어준 셈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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