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감사원, 통영함 납품 비리 관련 '황기철 해군총장 인사조치 요구'
입력 2014-12-17 16:53 
사진=MBN


수상 구조함인 통영함의 납품 비리와 관련해 감사원이 사실상 황기철 해군 참모총장에 대한 인사조치를 국방부에 요구했습니다.
 
감사원은 17일 감사위원회 회의를 열고 지난 5월부터 방위사업청과 각 군 본부,국방기술품질원, 국방과학연구소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방산제도 운용 및 관리실태' 감사 중 통영함·소해함 음파탐지기 구매 관련 결과를 우선 심의·의결했다고 밝혔습니다.
 
감사원은 통영함·소해함 음파탐지기의 성능 문제와 관련해 계약 당시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이었던 황 총장이 장비 획득 관련 제안요청서 검토 등을 태만하게 한 책임이 있다며 국방부 장관에게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통보했습니다.
 
감사원의 인사자료 활용 통보는 구속력은 없지만 해당 기관에서 이를 무시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인사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방사청은 2008년 9월부터 700억원 상당의 예산을 들여 통영함·소해함에 탑재할음파탐지기 구매를 추진했습니다.
 
통영함의 경우 음파탐지의 정확도가 높은 '멀티빔' 형태의 음파탐지기를 구입하기로 했으나, 실제로는 그보다 사양이 낮은 '단일빔' 형태의 제안요청서를 작성해 납품 희망업체들에 배포했습니다.
 
이에 따라 '멀티빔' 제조사들은 입찰에 불참하고 미국의 H사만 단독 입찰해 제안서 평가 대상업체로 선정됐습니다.
 
이 과정에 당시 방사청 상륙함사업팀장 A씨(예비역 대령)는 예비역 대령 B씨로부터 H사의 음파탐지기를 구매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단일빔' 기준으로 제안요청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후에도 방사청은 H사의 자료 제출기한을 연장해줬고, H사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는데도 입찰을 진행해 계약까지 맺었습니다.
 
때문에 2012년 진수된 통영함은 음파탐지기의 성능 미달로 해군이 2년째 인수를 거부하며 전력화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황 총장은 감사 과정에서 기술적 문제를 일일이 알 수 없고 일부 내용은 기억이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감사원은 해군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경력을 고려할 때 납득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명백한 범죄혐의나 중과실이나 고의성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공무원 징계시효(3년)가 지난 점을 고려해 징계 요구나 수사의뢰 대신 인사자료 활용을 통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감사원은 또한 방사청장에게 통영함·소해함의 전력을 조속히 정상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고, A팀장과 C중령 등 2명은 검찰에 수사의뢰했습니다.

검찰은 지금까지 이들을 비롯해 9명을 구속기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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